3만개 'K뷰티 군단' 세계를 물들이다

진격의 K웨이브

화장품 판매기업
6년 만에 3배로
수출로 가전 제쳐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K콘 재팬’의 CJ올리브영 팝업매장.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의 쇼핑몰 ‘로프트’. 2층 뷰티 매장은 한낮인데도 1020세대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K뷰티 매대에서는 달바, 바이유어, 오브제, 토리든, 티르티르 등 낯선 화장품이 눈에 들어왔다. 국내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해외 유통채널에서 부문별 판매 순위 1~2위를 휩쓰는 K뷰티 브랜드다.

K웨이브의 파도가 가장 거세게 몰아치는 분야는 글로벌 뷰티 시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화장품 판매 업체는 3만1524개로 처음으로 3만 개를 넘었다. 2017년 1만 개를 넘어선 지 6년 만에 세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3만 개 K뷰티 군단’의 위력은 수출 전선에서 드러난다. 올해 1~6월 화장품 수출액은 48억1000만달러(약 6조6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었다. 주요 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선박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다. 수출액은 2차전지와 가전을 앞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체 수출액은 1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2세대 K뷰티’ 열풍은 수많은 중소·신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필두로 한 ‘1세대 K뷰티’가 중국 시장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영토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화장품의 TSMC’로 불리는 코스맥스와 콜마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외국인 핫플이 된 CJ올리브영 등이 어우러져 강력한 K뷰티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도쿄=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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