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탄소국경세' 도입한다…"중국산 제품 통제 목적"

사진=EPA
미국이 수입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처럼 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품목을 겨냥한 일종의 관세 조치다.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특사는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글로벌 시장에 높은 탄소 생산비를 반영하지 않은 저가 제품을 덤핑하는 시스템에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산업 기반을 잠식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탄소국경세 도입 추진 사실을 밝혔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국산 제품을 꼬집은 발언이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탄소국경세 도입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는 "현재의 글로벌 무역 시스템은 상품에 포함된 탄소 비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책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더 깨끗한 쪽으로 나아가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책 메커니즘이 수입품에 포함된 탄소 비용을 공정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유리, 비료 등 에너지 집약적인 제품에 대한 정책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2026년 본격 시행을 예고한 CBAM과 유사한 방식의 '탄소 장벽'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 메커니즘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미국 내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최근 3~4년 사이에 빌 캐시디 상원의원(공화당), 셀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민주당) 등이 탄소 관세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포데스타 특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2022년 친환경 기술을 육성하는 법안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을 주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