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2억 넘게 뛰더니…"안 팔아요" 집주인들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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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신시가지 1~3단지 신고가 속출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진 서울 목동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집주인들은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점치며 매물 회수에 나선 모습이다.
주민 숙원 '종상향' 해결되자 가격 뛰어
"최근 매물 반토막…호가 2억 올랐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면적 97㎡는 지난달 29일 21억원(12층)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인 5월 20억2000만원(4층)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8000만원이 뛰었다. 1년 전 거래가인 18억7000만원(6층)과 비교해도 2억3000만원 오른 액수다.같은 날 이 아파트 전용 95㎡도 21억3000만원(4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 20억6000만원(5층)보다 7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옆 단지인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 95㎡ 역시 지난달 28일 20억7000만원(1층)에 팔려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3월 19억8000만원(5층)으로 올해 거래를 시작하고 석 달 만에 9000만원이 올랐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목동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1~3단지는 주민들의 숙원이던 종상향 문제가 해결되면서 재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1~3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중 유일하게 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다.지난 3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당초 종상향 조건이던 민간임대주택 20% 공급을 개방형 녹지 '목동 그린웨이' 조성으로 변경하는 안이 조건부 통과되며 주민들이 원하던 종상향 문제의 매듭을 풀어냈다.이에 맞춰 각 단지도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단지와 2단지는 신탁방식으로 가닥을 잡았고 3단지는 아직 사업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다. 우선 1882가구로 구성된 1단지는 지하 3~지상 49층 아파트 3521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연내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접수하고 예비 신탁사 입찰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구역지정 고시를 받는다는 구상이다.
1640가구 규모인 2단지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입안 제안을 했다. 연내 정비구역 지정과 고시를 마치고 최고 49층 높이 아파트 약 3380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588가구 규모 3단지도 지난 3월 신속통합기획 패스트트랙을 접수하면서 최고 49층, 3100가구 규모 재건축을 예고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종상향 문제가 풀린 이후 재건축 기대감이 부쩍 커졌다고 설명했다. 목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공사비 급등에 재건축 분담금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을 1억원가량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며 "양천구청에서 종상향 문제를 풀어내면서 거래가 늘었고, 이제는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목동 1~3단지 아파트 5110가구에서 나온 매물은 올해 초 63건에서 지난 5월께 80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지만, 이달 3일에는 다시 47건으로 반토막 났다.
목동신시가지3단지 단지 내 개업중개사도 "대부분 3종 일반주거지역인 목동에서 1~3단지만 2종으로 묶여 재건축 사업성이 낮았다"며 "이 문제가 풀리자 가격이 우상향했다. 최근에는 실거래가보다 1억~2억원 비싼 매물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목동이 있는 양천구의 종상향 문제가 해결된 3월 마지막 주 집값은 전주보다 0.02% 오르며 반등을 시작했다. 이후 6월 넷째 주까지 0.87% 올랐는데, 6월 넷째 주에만 전주보다 0.17% 뛰는 등 상승 폭을 확대하는 추세다.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공사비 상승으로 각지 재건축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사업성이 확실하고 가격도 높은 주거 선호지역은 공사비가 오르더라도 재건축에 문제가 없어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