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색 뺀다더니…"5분만에 동났다" 일본서 대박 난 女아이돌

한국색 빼던 라인야후의 '반전'
日에 라인프렌즈 숍, 뉴진스 팝업까지

IPX, 일본 현지화 전략 강화 발표
IP 기반 사업·팝업 등 日 공략 속도
웹툰 '입학용병' IP 사업도 준비중
일본 팬들이 지난 2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문을 연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IPX 제공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가 '네이버 지우기'에 한창인 가운데 지식재산(IP) 관련 사업을 맡는 자회사 IPX(옛 라인프렌즈)가 네이버표 IP를 앞세워 일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IPX, IP 기반 日 현지화 전략 강화 '공식화'

IPX는 지난 3일 "다년간 쌓아온 글로벌 IP 사업 노하우와 차별화된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바탕으로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센싱 기회와 콘텐츠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공식 팝업을 열고 라이센스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 팬들과 접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실제로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가 문을 열었다. 일본 팬들과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IP를 선보일 새 정규 스토어를 마련한 것. IPX가 공식 상품 사업 중 하나로 밀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슈퍼내추럴 팝업'도 동시에 문을 열었다.

팝업 첫날 사전 예약은 5분도 지나지 않아 마감될 정도로 일본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IPX는 뉴진스뿐 아니라 (여자)아이들·제로베이스원 등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K팝 아티스트 IP 사업을 일본에서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또 글로벌 인기 IP 미니니와 조구만, 다이노탱, 모남희 등 국내 중소 유망 IP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일본 만화 앱 누적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한 전자만화 서비스 '라인망가' 인기 웹툰인 입학용병·재혼황후 등을 활용한 IP 사업도 구상 중이다.
사진=한경DB

IPX 'IP 거래량' 日에서만 연평균 29%↑

IPX는 2012년 일본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코카콜라 재팬, 산토리, 반다이, 기린, 로프트, 로손엔터테인먼트 등 300개가 넘는 일본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왔다. 2017년 라인프렌즈 재팬 설립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이뤄진 IP 거래량은 연평균 29%씩 성장했다.

IPX는 지난 2일 시부야에서 '2024 IPX 서밋'을 열고 새로운 IP 사업 전략과 로드맵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선 일본 현지에서 인기 있는 새 IP 사업 계획도 공개됐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IPX는 글로벌 월간 사용자 수 1억명 이상을 기록 중인 게임사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과 협업해 국내와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IP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원신 IP에 IPX의 '미니니'를 더한 새로운 IP를 선보인다.

日 현지화 전략 '네이버 지우기'와 맞물려

IPX가 일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시기가 공교롭게도 라인야후가 '네이버 지우기'를 공식화한 현시점과 맞물린 상황이다. 앞서 라인야후가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겠다면서 네이버와 선긋기에 나서자 IPX를 중심으로 한 IP 사업 주도권도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IPX는 라인야후의 중간지주사인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옛 라인코퍼레이션)이 지분 52.16%를 갖고 있다. 라인야후는 Z인터미디어트글로벌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라인야후 최대 주주는 A홀딩스이고 이 회사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갖고 있는 상황. 네이버는 단기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뜻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를 상대로 지분관계 재검토를 압박하면서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총무성은 라인야후 보안 사고가 네이버의 자본적 지배를 받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를 상대로 보안과 관련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IPX "올해 일본 포함 글로벌 사로잡을 것"

IPX는 그간 라인프렌즈 캐릭터뿐 아니라 가상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국내·외 IP 시장을 공략해 왔다.

그러나 라인야후가 지난 5월 대만·태국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라인플러스(라인야후 한국법인)와 네이버는 "직접적 자본관계나 인적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통해 선을 그으면서 지분 구조상 IPX도 일본 품에 안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IPX 관계자는 전날 개최한 행사와 관련해 "IPX의 오리지널 캐릭터 라인프렌즈의 탄생지인 일본에서 개최한 첫 서밋이자 오랜 기간 신뢰를 보여준 일본 파트너사들에게 자사의 IP를 비롯한 아시아 최고 인기의 새로운 게임, 웹툰, K팝 관련 IP 라인업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전개할 일본 IP 비즈니스에 대한 파트너사들의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0년 이상 캐릭터 IP 분야에서 쌓아온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브 역량과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통해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남들과는 차별화된 IP 성공 공식을 지속해서 만들어가며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