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기 교수 "인천·시흥, 바이오 제조 넘어 R&D도 세계적 허브될 것"

'바이오단지 선정 산파 역할'
신영기 서울대 시흥캠퍼스 본부장

인천·시흥 특화단지 '청사진' 마련
"대학과 병원 연구·임상 역량으로
세계 1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신영기 서울대 시흥캠퍼스 본부장이 3일 시흥캠퍼스 교육협력동에서 바이오특화단지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2032년 세계 바이오의약품 10개 중 1개는 인천에서 생산될 겁니다.”

신영기 서울대 시흥캠퍼스 본부장은 3일 “최근 정부의 바이오특화단지로 선정된 인천과 경기 시흥이 아시아 바이오 제조 및 연구개발(R&D)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정부는 최근 인천·시흥 등 다섯 곳을 바이오특화단지로 선정해 2040년까지 36조원 규모 민간 기업 투자를 받기로 했다. 신 본부장은 서울대를 대표해 여러 기관과 함께 인천·시흥단지 조성의 총괄기획을 맡았다. 서울대 약대 교수이자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기업 에이비온 창업주로 신약 개발에 전념해온 그가 나서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의 영향으로 인천시는 단일 도시 기준으로 이미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116만L)을 갖췄다. 2위인 미국 매사추세츠주(65만L)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증설 영향으로 2032년엔 215만L로 두 배가 될 전망이다. 이는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10% 수준이다. 그는 “인천과 시흥이 힘을 합쳐 세계 1위 바이오메가클러스터가 되는 것이 정부와 지자체의 목표”라고 밝혔다.

신 본부장은 “세계 최대 바이오 제조 경쟁력만으로는 ‘바이오 강국’이 되기에 부족하다”며 “최고 대학과 병원이 들어서 R&D와 임상 역량이 더해져야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가 애초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인천시와 시흥시 간 컨소시엄 구성을 최초로 제안한 배경이기도 하다.그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본부장으로 시흥시와 함께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추진중에 있으며 서울대병원과 함께 배곧서울대병원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기술 혁신과 신약 개발, 연구 인프라 조성 등으로 진정한 산·학·병·연 시너지를 내기 위해 서울대가 최대한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119개사가 입주해 있다. 60곳이 추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시흥엔 종근당, 일동제약 등 32곳의 입주가 예상된다. 그는 “이미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시흥 배곧서울대병원이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며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 개통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단지 반경 40㎞에 글로벌 임상의 중심인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이 모두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특히 “바이오 생산시설과 임상시험 장소가 가깝다면 신약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흥 바이오특화단지의 생산유발 효과는 37조4606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2만9209명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광역 대도시인 인천과 경기도의 시흥시간 컨소시엄 구성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컨소시엄 구성이 몇 번이나 결렬될 위기도 겪어야 했다. 그는 “이번에 국가 바이오산업 발전이라는 큰 틀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뜻을 합쳐 더욱 의미가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그는 서울대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서울대 약학대에서 20여년간 병리학을 가르쳐왔다. 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겸임 교수, 신약개발기업 에이비온의 최고경영자(CEO)로서도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왜 이번 프로젝트를 맡았는 지 물었다. 그는 “평생 신약개발과 연구에만 몰두해왔지만, 바이오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하는 사명감때문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무보수로 이번 프로젝트에 헌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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