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10만전자' 가나"…2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는 눈

"2분기 영업익 8조2000억·매출 73조 전망"
영업익 전망치 최근 석 달 사이 23% 급증

외국인,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 2조9600억 매수
증권가 "안 살 이유 없어…하반기 랠리 가능"
/사진=최혁 기자
시장의 관심이 이번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실적에 쏠리고 있다. 올해 최대 고비가 될 2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 하반기 주가 상승 랠리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는 8조20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85억원) 대비 1127.4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넘긴다면 이는 2년 만의 일이다.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는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3개월 전만 해도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6조6681억원으로 석 달 사이 23% 뛰어올랐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도 이 기간 71조1969억원에서 73조6702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주가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반도체(DS) 부문의 실적 예상치가 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긍정적 신호다. 2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을 4조원대 초반에서 많으면 5조원대까지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4조360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조9000억원대 흑자를 거뒀다.

범용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번 실적 증가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5월 현물가격은 2.1달러로 지난 1월 1.8달러 대비 16.6% 올랐다. 서버용 D램 제품 가격도 약 19% 뛰었다.특히 올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루머, 수장 교체 등으로 위기를 겪은 만큼 실적 확인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에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우려가 있어 모바일·생활가전(DX) 부문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메모리 부문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수해놓고 랠리를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2조9638억원어치 순매수해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5월 삼성전자 주식을 불과 3800억원만 순매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발표가 가까워지면서 빠르게 매입규모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투자증권은 KB증권에 이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원까지 높여잡았다. 이 증권사 채민숙 연구원은 "주가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엔비디아로의 HBM 인증 지연"이라며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와 함께 키움증권, 대신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잡았다. DB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은 10만원으로 목표가를 설정했다. 올 상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서 삼성전자만 소외된 상황으로 실적 뒷받침 시 삼성전자 주가 상승 여력이 가장 크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지 않고도 분기에 5조원이 넘는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엔비디아에 HBM3를 납품하지 못한 것이 주가에 노이즈였다면 이제부터는 플러스 알파가 된다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