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제자가 재현한 슈타커의 첼로…바흐 첼로모음곡 전곡 연주

롯데콘서트홀에서 '슈타커 추모 페스티벌'…5일까지 공연 뒤 일본 산토리홀로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의 제자들이 스승의 연주를 재현했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 첫날 공연에서 양성원 연세대 음대 교수 등 6명의 첼리스트가 슈타커를 기리며 바흐의 '첼로 모음곡' 전곡을 연주했다.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첼로 모음곡'은 슈타커가 생전에 가장 즐겨 연주하던 곡이다.

쓰쓰미 쓰요시 일본 산토리홀 대표가 '첼로 모음곡 1번'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쓰쓰미 쓰요시는 1963년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슈타커의 조교수로 재직하며 함께 학생들을 지도한 인연이 있다.

쓰쓰미 쓰요시는 과장된 쇼맨십을 반대한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진지한 분위기로 시작해 활기찬 춤곡 리듬으로 끝나는 이 곡을 시종일관 절제미를 유지하면서 진중하게 연주했다.

이어 마르티나 슈칸 스위스 취리히 국립음대 교수가 '첼로 모음곡 4번'으로 바통을 넘겨받았다. 슈타커 문하에서 첼로를 수학한 슈칸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전주곡 연주로 '첼로 모음곡 1번'의 마지막 악장에서 형성된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세 번째 곡 '첼로 모음곡 5번'은 클리블랜드·밤베르크심포니 수석 마크 코소워가 연주했다.

9살 때부터 슈타커의 제자였던 코소워는 '어느 곳에 있던지 아름다움을 전하라'는 슈타커의 유언에 따라 '변칙 조율'로 유명한 이 곡을 무리 없이 연주해냈다. 이어 프랑스 파리국립음악원 마르크 코페이 교수와 미국 예일대학교 올레 아카호시 교수가 '첼로 모음곡 3번·2번'으로 스승을 추억했다.

바흐의 '첼로 모음곡' 중 가장 활발한 음역으로 이뤄진 '첼로 모음곡 6번'은 이번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양성원의 몫이었다.

양성원 또한 인디애나 음대에서 슈타커의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다.

양성원은 여러 음을 동시에 내는 듯한 특유의 연주법으로 일반적인 첼로곡에 비해 높은 음역으로 이뤄진 6번곡을 과장 없이 깔끔하게 연주했다.

스승의 연주를 완벽하게 연주하겠다는 각오였는지 악장과 악장 사이에 단 한 번도 첼로를 잡은 손을 놓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첫날 공연을 마친 슈타커의 제자들은 4일과 5일에도 롯데콘서트홀에서 스승을 추모한다.

4일엔 첼리스트 장혜리와 김인하 등이 출연해 포퍼의 '두 대의 첼로를 위한 모음곡' 등을 연주하고, 5일에는 양성원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 슈만의 '첼로 협주곡 a단조' 등을 들려준다. 한국에서 공연을 마친 슈타커의 제자들은 일본 도쿄 산토리홀에서 이동해 7일까지 축제를 이어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