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승자는?…'배당왕' 된 웰스파고·뉴욕멜론은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대형은행들이 일제히 배당금을 늘리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중앙은행(Fed)의 연례 건전성 검사를 준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면서다. 배당 확대 규모가 큰 웰스파고, 뉴욕멜론은행 등이 주목할 종목으로 꼽힌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상장 은행 중 12개가 Fed의 ‘스트레스 테스트’ 이후 분기 배당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2011년부터 시행된 건전성 검사의 일종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은 Fed가 해마다 비슷한 상황을 가정하고 은행들의 자본 상태 변화를 시험한다. 올해는 31개 은행이 실업률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손실 흡수 능력을 평가받았다.Fed가 지난달 26일 검사 대상사를 모두 통과 처리하자, 현지 전문가들은 은행주 분석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로랑 비라드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회복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은행의 배당금 확대안을 기반으로 추천주를 선별하기도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해 은행들이 배당 규모를 결정하는 잣대 역할도 해왔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대비 배당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웰스파고다. 기존 0.35달러에서 0.4달러로 14.3% 늘었다. 웰스파고는 1분기에 자사주도 68억4100달러(약 9조4000억원)어치를 매입할 정도로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다. 올들어 주가는 22.97% 올랐다.

뒤는 뉴욕멜론은행(11.9%)과 스테이트 스트리트(10.1%)가 이었다. 뉴욕멜론은행은 실적 전망도 밝다.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9.1% 증가한 5.51달러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콘래드 KBW 애널리스트는 “경쟁 업체들과 수익성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트루이스트파이낸셜은 배당수익률이 5.35%로 20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들은 따로 배당금 확대안을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1위에 올랐다. US뱅코프는 5.04%로 2위를 기록했다. 0.01달러 오른 분기 배당금이 반영된 수치다. 총자산을 기준으론 4조910억달러(약 5655조4000억원)로 1위인 JP모간의 분기 배당금이 0.1달러, 3조2740억달러(약 4526조원)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0.02달러 늘었다.

다만 크리스 코토프스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현재 논의 중인 ‘바젤 III 최종안’이 은행들 배당금 지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유관기관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대형 은행들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인상하는 바젤 III 최종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