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때부터 몸안 장기 없던 우리아이…의료공백에 내일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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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 환자 어머니 "5달간 의정 갈등, 50년 같았다"
"환자 없이 의사 없고 국민 죽으면 국가도 없어…아픈 사람, 걱정없이 치료받아야" "우리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 안에 장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어요. 숨 쉬는 방법부터가 비정상이라 언제 숨이 안 쉬어질지 모르죠."
"딸이 치료도 못 받고 저와 이별할까 봐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하은이에게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환자단체의 '의사 집단행동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대회'에서 만난 김정애(68)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지 기형, 성장·지적 장애, 다모증 등을 증상으로 하는 선천성 희소질환인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는 박하은(23) 씨의 보호자다.
박씨는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며 양팔이 기형인 데다 손가락은 하나씩밖에 없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박하은 씨의 친부모는 박씨가 갓난아이일 때 양육을 포기했다. 김정애 씨는 장애아동 입양 신청을 통해 박씨를 입양한 이후 24년째 돌봐 왔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지어준 이름 하은.
김씨는 "하은이는 수시로 제 마음을 애태웠고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왔다"며 "그동안 하은이를 살려주신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 김씨가 24년 만에 처음으로 의료진에 "우리 애를 시체 만들고 싶나"라며 소리를 지른 것은 지난 4월.
폐렴으로 인해 체온이 39도를 넘어가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하은 씨가 늘 다니던 천안 단국대병원 응급실에 찾아갔지만,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진 부족으로 치료를 못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긴 대기 끝에 치료를 받아 고비는 넘겼지만, 질환 특성상 수시로 위급해지는 하은 씨의 상태와 의료공백 장기화에 '이러다 내 딸과 영영 이별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 엄마는 내일모레 일흔의 나이에 거리로 나섰다. 김씨는 대한의사협회의 임현택 회장에게 호소 편지를 보내 임 회장과 만났다.
"갈등은 의협 지도부가 정부와 대화로 푸시고, 의사 선생님들을 설득하셔서 환자 곁으로 돌아오시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환자들이 아들, 딸이라도 이렇게 방관하고 입으로만 죄송하다고 할 수 있겠냐"고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난생처음 삭발을 하고 피켓을 들고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 투쟁에도 나섰다.
절박한 마음은 전달되지 않았다.
의사들은 휴진을 발표했고 정부는 의료 공백을 해결하지 못했다.
김씨는 "우리 하은이뿐 아니라 적기에 치료를 놓친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휠체어에 탄 하은 씨와 함께 충남 홍성에서 올라와 환자단체 집회 공개발언에 나선 김씨는 "우리와 같은 환자들에게 지난 5달간의 의정 갈등은 50년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 휴진 철회와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김씨는 의협에 "전공의들을 위해 무엇을 하다가 이제서야 휴진으로 정부와 환자를 압박하는 것이냐"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환자를) 배려하며 정부와 대화해 달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에게는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복귀를 요청했다.
국회에는 "(의정 갈등은) 국민의 생명이 연관된 제일 중요한 사안인데, 그동안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얼마나 애썼나"며 "밥그릇, 자리싸움만 하지 않았냐"고 질타했다.
그는 "국회는 분명히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진정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여야가 하나 되어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우리는 정부 편도, 의사 편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필요 없을 것이고, 국민이 죽고 없으면 국가도 역시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냥 아플 때 아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환자 없이 의사 없고 국민 죽으면 국가도 없어…아픈 사람, 걱정없이 치료받아야" "우리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 안에 장기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어요. 숨 쉬는 방법부터가 비정상이라 언제 숨이 안 쉬어질지 모르죠."
"딸이 치료도 못 받고 저와 이별할까 봐 내일이 오는 것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하은이에게는 앞으로도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환자단체의 '의사 집단행동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대회'에서 만난 김정애(68)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지 기형, 성장·지적 장애, 다모증 등을 증상으로 하는 선천성 희소질환인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는 박하은(23) 씨의 보호자다.
박씨는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며 양팔이 기형인 데다 손가락은 하나씩밖에 없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박하은 씨의 친부모는 박씨가 갓난아이일 때 양육을 포기했다. 김정애 씨는 장애아동 입양 신청을 통해 박씨를 입양한 이후 24년째 돌봐 왔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지어준 이름 하은.
김씨는 "하은이는 수시로 제 마음을 애태웠고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위험한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살아왔다"며 "그동안 하은이를 살려주신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 김씨가 24년 만에 처음으로 의료진에 "우리 애를 시체 만들고 싶나"라며 소리를 지른 것은 지난 4월.
폐렴으로 인해 체온이 39도를 넘어가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 하은 씨가 늘 다니던 천안 단국대병원 응급실에 찾아갔지만,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진 부족으로 치료를 못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긴 대기 끝에 치료를 받아 고비는 넘겼지만, 질환 특성상 수시로 위급해지는 하은 씨의 상태와 의료공백 장기화에 '이러다 내 딸과 영영 이별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 엄마는 내일모레 일흔의 나이에 거리로 나섰다. 김씨는 대한의사협회의 임현택 회장에게 호소 편지를 보내 임 회장과 만났다.
"갈등은 의협 지도부가 정부와 대화로 푸시고, 의사 선생님들을 설득하셔서 환자 곁으로 돌아오시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우리 환자들이 아들, 딸이라도 이렇게 방관하고 입으로만 죄송하다고 할 수 있겠냐"고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
난생처음 삭발을 하고 피켓을 들고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 투쟁에도 나섰다.
절박한 마음은 전달되지 않았다.
의사들은 휴진을 발표했고 정부는 의료 공백을 해결하지 못했다.
김씨는 "우리 하은이뿐 아니라 적기에 치료를 놓친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휠체어에 탄 하은 씨와 함께 충남 홍성에서 올라와 환자단체 집회 공개발언에 나선 김씨는 "우리와 같은 환자들에게 지난 5달간의 의정 갈등은 50년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 휴진 철회와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김씨는 의협에 "전공의들을 위해 무엇을 하다가 이제서야 휴진으로 정부와 환자를 압박하는 것이냐"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환자를) 배려하며 정부와 대화해 달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에게는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복귀를 요청했다.
국회에는 "(의정 갈등은) 국민의 생명이 연관된 제일 중요한 사안인데, 그동안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고 얼마나 애썼나"며 "밥그릇, 자리싸움만 하지 않았냐"고 질타했다.
그는 "국회는 분명히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진정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여야가 하나 되어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우리는 정부 편도, 의사 편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필요 없을 것이고, 국민이 죽고 없으면 국가도 역시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냥 아플 때 아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원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