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대 결단 불가피"…이번 주말 판가름 난다

사퇴 여론 끓어올라 걷잡을 수 없어

주말 ABC인터뷰와 선거 유세에 사활 걸어
사진=AFP
끓어오르는 대선 후보 사퇴 여론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대 결단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사퇴 촉구 연판장을 회람했고, 주요 언론과 민주당 고액 기부자 등 각계 각층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다. 이번 주말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부터 민주당 주지사, 상원 의원들과 접촉해 사퇴론 진화에 나섰으나 여론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재앙적인 TV토론 후 한 측근에게 ‘향후 며칠 내 대중을 납득시킬 수 없다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완전한 거짓”이라며 즉각 부인했지만 미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대세적인 의견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하는 서한을 만들어 초안을 회람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악시오스에 “댐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 매체들은 “상당수 하원 의원들은 독립기념일 휴회에서 복귀해 다시 모이는 오는 8~9일을 비공식 데드라인으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별적인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라울 그리핼버 하원의원(애리조나)은 NY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은 (트럼프로부터) 대통령직을 지키는 것이며, 그 책임을 완수하는 방법은 이 선거를 관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이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언론과 민주당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거액 후원자인 넷플릭스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강력 지도자가 트럼프를 이기고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들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ABC방송에서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인터뷰와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유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직접 중요 인사들을 설득해 일부 성과도 거뒀다. 이날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난 뒤 지지를 표명했다. 유력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바이든을 지켜줘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