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대체연료 시대 성큼…"고비용 해법 함께 고민해야"

해운업계 2050년 탄소 제로화 목표…메탄올·암모니아 등 부각
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회 인천국제해양포럼 '항만 에너지' 세션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친환경 시대의 선박 대체연료 도입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송강현 한국선급 친환경선박해양연구소 소장은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완전 탄소중립(넷제로)을 목표로 삼아 본격적인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소장은 "현재 세계 물동량의 80%를 해운이 담당하고 있으며 아직 전체 선박의 95%가 기존 화석연료를 쓰고 있다"며 "하지만 IMO 규제로 대체연료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암모니아와 메탄올,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친환경 대체연료 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바이오 메탄올 가격이 기존 화석연료의 5배에 달하는 점에서 보듯 대량생산 가능 여부와 가격의 합리성 등이 미래 대체연료 선택과 도입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한 비스코브 스벤슨 '머스크 맥키니 몰러 센터(MMMC)' 프로그램 책임자는 현재 세계적으로 추진 중인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구축 작업을 소개했다.

스벤슨은 "녹색해운항로 프로젝트는 기존 화석연료보다 2∼5배 비싼 선박용 대체연료를 사용해 화물을 수송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민간 이해 당사자들의 지원을 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MMMC는 한국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미국 서부 운송과 칠레산 암모니아의 수입 과정에서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대체연료를 사용하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수출 비용은 대당 미화 400달러가 추가되고 칠레산 암모니아의 한국 수입 비용은 t당 30달러가 더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결국 탄소 제로화 달성을 위해 이 비용을 누가 지원하고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를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본부장은 대체연료 개발과 병행해 선박 기술 발전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대체연료 사용과 관련해 새로 개발된 기술들이 선박에 적용되기 위해선 데이터 축적과 실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루즈선, 암모니아 운반선 등 선박의 용도와 항로 특성에 따라 다양한 대체연료 사용이 예상되는 만큼 항만 인프라 측면에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국제정세 변화에 따른 각 대체연료 원료 가격 급등 등의 변수에도 종합적인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