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4년만에 정권교체 유력…"노동당 압승"

英총선…잇단 실책에 불만 쌓여

노동당 650석 중 431석 전망
차기 총리엔 키어 스타머 대표
3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햄프셔주 ‘롬지 럭비 풋볼 클럽’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스코틀랜드 이스트킬브라이드의 칼레도니아 글래디에이터 경기장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차기 총리와 정부 구성을 결정하는 하원 총선이 4일 치러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 좌파 성향인 노동당이 중도 우파인 집권당 보수당을 큰 격차로 누를 것이란 결과가 나와 영국에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노동당이 집권하면 유럽연합(EU)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여론조사 업체 유거브는 전날 노동당이 하원 의석 650석 중 약 66%인 431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4일 발표했다. 보수당은 102석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면 총리직에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오르고,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 등 주요 보수당 인사 등은 물러난다.

보수당도 ‘총선 참패’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된 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내려온 점을 바탕으로 지난 5월 22일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지만 노동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수당 내부에서 80석은 확실하게 유지되고, 60석은 경합주로 분류했다”며 “이전 선거(2019년 365석) 대비 의석이 140석 수준으로 축소될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수낵 총리는 유권자에게 노동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보수당 지지를 독려했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권력자에 대한 ‘심판’의 일환으로 투표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에서는 이미 경제, 세금, 물가, 이민, 공공서비스 등 각종 현안에 불만이 가득 쌓인 상태다. 누가 되든 차기 총리와 정부는 출범부터 고비를 맞을 수 있다. 지지율 1위인 노동당은 보수당 견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유거브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에 투표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 48%는 “보수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노동당 정책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에 불과했다.

노동당이 집권한다면 EU와의 관계는 훈풍이 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노동당이 EU 복귀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EU와의 관계 개선 신호를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무역장벽 완화, 불법 이민 문제 협력 등의 시도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 극우 정당인 영국개혁당이 실제로 하원에 몇 명을 입성시킬지도 주목된다. 영국개혁당은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당 대표로 복귀하며 출마한 이후 화제가 됐다. 유거브가 예상한 의석수는 3~5석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파운드아웃나우 조사에서는 18석까지 나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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