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사회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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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와사보생(臥死步生).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뜻이다. 자주 걷지 않으면 건강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국민건강 권장 사항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8000보, 고령자는 4000보 이상 걷기가 필요하다고 한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신체활동과 운동량이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에 비해 순환기 질환과 암, 우울증, 치매 등의 발병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와사보생은 걷고 산책하며 많이 움직여서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현명한 지침일 것이다.모두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는 세계 1위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대비할 사회적 관심과 준비가 필요할 때다. 생각해 보면 과거에는 고령화 대응이 가족의 문제로 국한돼 있었다. 어린 시절 조부모, 부모 그리고 자녀 세대까지 3대가 같이 사는 집이 많았고, 조부모가 편찮으시거나 인지장애를 겪어도 집에서 가족이 병환을 돌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장례문화 또한 ‘장례식장’ 일변도인 지금과 달리 집에서 상을 치르는 ‘상갓집’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간혹 동네 골목을 지나다 보면 상중인 집 앞에 상갓집임을 알리는 등을 밝혀놓고 집에서 문상받는 광경을 마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경제 발전과 함께 산업화, 고도성장, 핵가족화 등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과거의 풍경 대신 새로운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게 됐다. 통계를 살펴보면 1970년 100만6000여 명이던 신생아는 이후 매년 꾸준히 감소해 2023년 2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인구 구조가 지속된다면 젊은이 1명이 노인 4명을 돌보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신한금융그룹의 시니어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필자는 국내외 많은 시니어 시설 등을 다녀보며 이런 사회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곧 도래할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사회안전망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고령자를 위한 사회 기반 시설로서 노인 주거 시설과 돌봄 시설 등의 확충이 필요하다. 또 고령자 재취업,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한 노년의 현금흐름 개선, 세대 간 교류, 평생교육, 건강한 노후생활 지원 등 고려하고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에서 ‘한강의 기적’을 통해 경제적 발전을 이끌어 온 우리 사회 번영의 주역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