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개 올리브영서 검증…실리콘투 통해 180개국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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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브랜드 성공 발판된 두 기업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기한 K뷰티 산업의 지형도는 확 바뀌었다. 제품은 대형 브랜드에서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중국에 집중되던 수출은 미국 일본 유럽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두 개의 플랫폼 업체가 있다. CJ올리브영과 실리콘투다.
경쟁력 있는 중소 제품들 키워
물류망 갖춘 플랫폼 통해 해외로
세계 최강의 화장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더불어 1300여 개 유통망을 갖춘 올리브영이 있었기에 중소 인디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다. 이들 제품의 수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 실리콘투다.올리브영은 인디 브랜드 중심의 K뷰티 생태계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상품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를 입점시켜 국내 시장에서 성장 발판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도 고속 성장했다. 올리브영의 작년 매출은 3조8612억원으로 2020년 1조8739억원에서 불과 3년 새 두 배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은 4조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K뷰티 흐름이 확산하자 올리브영은 최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직구몰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강화하고, ‘바이오힐보’ 등 자체 브랜드의 해외 유통채널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세계 150여 개국에 K뷰티 상품을 배송해준다. 취급하는 상품만 2만여 종에 이른다. 지난해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매출은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실리콘투는 국내 430여 개 화장품 브랜드 제품을 180여 개국에 판매하는 중간 유통사다. 국내 인디 브랜드 화장품을 다품종 소량으로 직매입해 자사 플랫폼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e커머스 역직구 고객과 기업 고객에 판매한다. 실리콘투는 수출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 화장품업체에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제품 브랜드에만 집중하고 통관과 물류·영업망 등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일은 모두 실리콘투에 맡기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실리콘투는 아마존, 아이허브 등을 주요 바이어로 확보하고 있다.올해 상반기 ‘조선미녀’ ‘스킨천사’ 등 K뷰티 브랜드가 미국에서 히트를 치자 실리콘투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실리콘투 매출은 2020년 994억원에서 지난해 3429억원으로 3년 새 3.5배로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매출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실리콘투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500% 이상 올랐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