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르는 공사비 상승…정부도 시멘트값 협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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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시멘트업계 기싸움주택시장에 공사비 급등 후폭풍이 커지면서 건자재의 핵심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 인하를 놓고 건설·레미콘업계와 시멘트업계 간 기 싸움이 팽팽하다. 건설업계는 “최근 1년여 동안 시멘트 주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시멘트 가격을 작년 초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시멘트 출하량 자체가 급감해 가격을 낮출 여력이 없다”고 맞섰다. 정부가 중재에 나설 예정인 협상 결과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 1년새 60% 하락
건설업계 "작년 수준으로 내려야"
시멘트업계 "출하 줄어 조정 불가"
레미콘값 도미노 인상에 공사비↑
정부 '수급관리 협의체' 열기로
"공사비 급등 후폭풍 크다" 공감대
협상결과 따라 신규 분양시장 영향
○“원재료 60% 내렸는데 시멘트값 올려”
주택 건축 때 자재비 중 레미콘 비중(금액 기준)이 60%에 달한다. 레미콘의 주요 재료는 시멘트이고, 시멘트 주요 재료는 유연탄이다. 2020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연탄 가격이 급등해 시멘트업계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2021년 t당 7만8800원에서 작년 11월 11만8400원으로 50% 넘게 올렸다.
시멘트 가격 상승은 레미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1분기 레미콘 가격이 ㎥당 9만2000원으로 작년(8만7300원) 대비 3개월 만에 5.3% 올랐다고 공시했다. 작년 한 해에만 2022년 말(8만1250원)보다 21.5% 올랐다. 하지만 유연탄 가격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지난달까지 63% 급락한 만큼 시멘트 가격도 되돌려야 한다는 게 건설업계 논리다.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하락하자 한일시멘트는 1777억원(102% 상승)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는 등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레미콘운송노조의 집단 파업으로 레미콘 운반비가 오를 예정인 것도 건설업계에 부담이다. 레미콘 운반비는 전국적으로 10% 인상이 유력하다.
○“환경비용 등 여력 없어”
시멘트업계는 건설산업 불황 등으로 가격 조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2분기부터 시멘트 출하량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시멘트협회는 올해 상반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1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3.4% 줄어든 1040만t이었는데 지난달부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침체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치솟는 전기요금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시설 투자 등도 시멘트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12%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약 3조2000억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가중되는 환경 부담은 업계가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준을 벗어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시멘트업계에서는 시멘트 가격이 아파트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내 시멘트 가격은 2014~2020년 공시 기준 7만5000원으로 7년간 동결됐다. 같은 기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246만4000원에서 361만7000원으로 46.8%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시멘트 가격을 10% 인상했을 때 건설비용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0.2~0.3% 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박진우/최형창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