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탓 佛 투자매력 떨어질라…"해외투자자 관망"

"정치적 불안정에 자금 조달, 사업 연속성 방해"
프랑스 조기 총선에 따른 정국 불안정에 프랑스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와 관망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는 불과 두 달 전인 5월13일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에서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투자 유치 행사를 열어 약 150억 유로(약 22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를 끌어냈다.

미국 거대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프랑스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조기 총선 발표 이후 현재까지 취소되거나 연기된 투자 또는 프로젝트는 없으나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자에겐 엄청난 위험 요소다. C4 인더스트리의 투자 펀드 책임자인 파스칼 카니는 "지난 며칠 우리와 대화한 많은 투자자는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걱정하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완전히 '관망 모드'"라고 말했다.

미스트랄AI등 여러 프랑스 스타트업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펀드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의 파트너 앙투안 모아루는 "정치적 불안정은 자금 조달과 사업 연속성을 방해해 프랑스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투자자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상황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소유주들도 우려가 크다. 총선 1차 투표 전인 지난달 27일 레제코에 실린 중소기업연합회(CPM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천66명의 중소·초소형기업 관리자 중 35%가 '정치적 안정'을 기업 활동에 필요한 우선순위로 꼽았다.

47%는 향후 수개월 동안 비즈니스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월간 '새로운 공장'이 발표한 자체 통계에 따르면 연초 이래 문을 닫거나 닫을 위기에 놓인 공장 건수(37건)가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처음으로 새로 문을 연 공장(23건)보다 많았다. 파스칼 카니는 "마크롱이 집권한 이후 프랑스는 다시 한번 매력적인 국가가 됐는데 7년 동안 쌓아온 것을 몇 달 만에 잃어서는 안 된다"며 좌우를 막론하고 극단 정치를 경계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뿐 아니라 프랑스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정부가 2021년 발표한 '프랑스 2030' 투자 계획도 지난달 의회 해산 발표 이후 새로 예산이 집행되지 않았다.

담당 관리자는 "기존 프로젝트만 다루고 있다"며 새로운 정치 세력이 정부를 운영하게 되더라도 이 프로그램에 책정된 예산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2030'은 2030년까지 산업 전반에서 친환경 전환을 이뤄내고, 프랑스가 앞선 에너지, 자동차, 항공, 우주 분야 등을 적극 지원해 미래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