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갇힌 2살 딸 우는데…구조는커녕 유튜브 촬영만 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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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유튜버 부부, 논란 후 유튜브에 사과 영상일본인 유튜버 부부가 차에 갇혀 울고 있는 2살 딸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됐다. 부부는 사과 영상을 올리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raunano_family'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는 지난 5월 24일 '불타는 태양 아래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는 현재 5만8000명이다.영상 속 아버지 A씨는 두 딸과 함께 유치원에 있는 아들을 데리러 가고 있었다. 그는 2살 된 큰딸 나노카를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았다. 이어 그가 막내딸을 뒷좌석 반대편에 앉히려고 하는 틈에 자동차 키를 가지고 있던 나노카가 안에서 문을 잠갔고, 나노카는 차 안에 갇히게 됐다.
A씨는 "긴급상황이다. 나노카가 차에 갇혔다. 차가 잠겨 나올 수 없다"고 외치면서도 즉시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딸의 반응을 촬영했다. 영상을 보면 나노카는 땀에 젖어 계속 울고 있었다. 그런데도 A씨는 구조를 요청하긴커녕 계속해서 영상을 촬영하며, 딸에게 차 문을 여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나노카의 할머니가 자물쇠공에게 연락해 차 문을 열었다. 나노카는 뜨거운 차 안에서 30분 이상을 갇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윤리관에 문제가 있다", "이건 아동 학대다", "경찰이나 소방을 왜 빨리 부르지 않았나", "동영상보다 아이가 먼저다"라고 비판했다논란이 불거지자 부부는 지난달 3일 사과 영상을 올렸다. A씨는 "모두 내 책임이다. 계속 유튜브 영상을 계속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고 한다"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 부부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된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