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로 父 잃어"…400만 유튜버, 팬 연락에 달려갔다

사진=유튜브 '보겸TV' 캡처
구독자 400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시청역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팬을 위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지난 4일 유튜브 '보겸TV'에는 '시청역 사고 유족은 제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영상에서 보겸은 시청역 참사 유족으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했다. 메일을 보낸 이는 이번 역주행 사고로 목숨을 잃은 9명의 피해자 중 50대 남성의 둘째 아들 A씨였다.

A씨는 "7월 1일 오후 9시 55분 일하던 중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아닌 낯선 목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누구시냐 물었고, 구급대원이 아빠의 주민등록번호를 다급하게 물어보곤 심정지 상태라 빨리 와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가서 사고 상황을 들어보니 시청역에서 70대 남성이 인도를 들이받아 즉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아버지 나이 55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이렇게 메일 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와서 한 번만 안아달라"고 했다.
사진=유튜브 '보겸TV' 캡처
A씨는 보겸과의 전화 통화에서 위로받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형 생각이 나서, 형이 가조쿠(보겸TV 팬들) 챙기는 거 보고 형이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고 전화했다"며 "위로를 좀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보겸은 "가족이지. 우리 가족 맞다"고 답했다.

보겸은 그간 A씨가 보내왔던 이메일을 쭉 훑어봤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했다. '형 나 고등학교 때부터 봤어', '나 대학교 들어가요', '형 나 군대 가', '군대 갔다 왔는데 형 복귀해서 보기 좋다' 등의 내용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온 메일이 이번 사고 이후 "보고 싶다"며 "한 번만 안아달라"는 것이었다.

보겸은 "힘들다 보니까 아버지 사고가 나고 바로 나한테 먼저 연락을 보낸 거다. 그 마음이 느껴진다"면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이후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 "A씨에게 힘내라고 하고 안아주고 왔다"며 "말로만 가조쿠가 아니라 진짜 여러분들의 가족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28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운전자 B씨가 몰던 승용차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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