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0조엔 돌파한 도쿄증시…"일등공신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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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땐 감세 등 경기부양일본 증시가 불붙고 있다. ‘슈퍼 엔저’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 결과로 분석된다.
일본 기업에도 유리" 기대감
슈퍼 엔저로 해외기관 매수 늘어
전통 제조·금융업이 '랠리 견인'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의 시가총액은 전날 1007조엔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엔을 넘어섰다. 일본 증시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가 40,913.6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이다. 닛케이지수는 5일 오전 한때 41,000대를 돌파하면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전일과 비슷한 수준인 40,912.37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에서 시가총액 10조엔을 넘는 기업 수 역시 사상 최다를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시총 10조엔 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총 19개다. 지난해 말 10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달 중반까지 박스권에서 벗어날 동력이 없던 일본 증시를 깨운 건 미국 대선에서 부활한 ‘트럼프 트레이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감세, 재정 확대, 완화적 금융 환경에 대한 기대로 증시가 활황을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2016년 11월 미 대선이 치러진 후에도 트럼프 트레이드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증시 랠리가 이어졌다. 이시바시 다카유키 골드만삭스재팬 부사장은 “2016년 트럼프 당선으로 주식시장에서 자본재와 철강 등 저평가된 주식 매수가 일어난 것을 시장 참여자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제조업의 부활도 일본 증시 랠리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이른바 ‘사무라이7’으로 불리는 닛케이 주요 7개 종목이 증시를 이끌었다.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 업체가 대다수였다. 장기화하는 슈퍼 엔저 현상 역시 해외 기관투자가에 비교적 싼 가격으로 일본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저에 힘입어 호실적이 계속되는 제조업과 함께 금융주 등 폭넓은 종목에 관심이 확산해 있다”고 전했다대중국 강경 기조를 밝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국 증시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7.63포인트(0.26%) 하락한 2949.93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