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목재 가격 폭락하는데, 국제 펄프 가격은 급등 [원자재 포커스]

미국 주택산업 불황으로 목재 업계 경영난
펄프는 물류, 에너지 비용 때문에 가격 급등
사진=게티이지
종이의 원료인 국제 펄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반면 펄프의 원료인 목재의 경우 미국 주택경기 부진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주목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톤당 895달러로, 전달보다 4% 올랐다. 국제 펄프 가격은 지난해 6월 t당 565달러를 기록한 뒤 1년째 상승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목재 선물은 지난달 말 3월 중순 이후 27% 하락한 천보드피트당 452.5달러에 거래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 인건비와 통나무 가격 등 제재소의 비용은 2020년 이후 크게 증가했지만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강력한 노동 시장과 판매용 주택 부족으로 인해 건설업자들은 바쁘게 영업했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주택 신축이 줄어들었다. 미국 주택 착공은 2월과 5월 사이에 17% 감소했다. 5월 신규 주거용 건물에 대한 건축 허가는 대유행 붐이 막 부활하던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북미산 목재 수입도 급감했다.

건축 자재와 다르게 펄프 가격 오름세가 지속된 것은 건축용 목재 시장과 펄프용 목재 시장은 서로 다른 수요와 공급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건축용으로 쓰이는 목재와 펄프 원료인 목재에 차이가 있고, 건축자재와 펄프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다르다. 물류 상황이 어려워진 것 펄프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이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 등이 이어진 탓이다. 유럽 주요 펄프 생산국인 핀란드 제지사의 노조 파업과 북미 제지사들의 노후화 설비 교체로 인한 셧다운 등도 펄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