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에 무너진 젠지…T1, LCK의 마지막 희망 됐다 [e스포츠 월드컵 줌인]

중국리그 LPL 탑 e스포츠(TES)에게 패한 국내리그 LCK 소속 젠지 e스포츠 선수들의 모습 (사우디e스포츠 연맹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이하 EWC)이 지난 3일 개막한 이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개막 첫 주 차인 지난 5일부터 진행 중인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대회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과 북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열린 개막전에선 국내 리그 LCK 소속 T1이 중국리그 LPL의 빌리빌리게이밍(BLG)을 꺾고 준결승에 선착했다. T1은 오늘 자정(7일 0시)에 열리는 4강에서 북미리그 팀 리퀴드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6일 열린 대결에선 LCK 소속 젠지 e스포츠가 LPL의 탑 e스포츠(TES)에게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완패를 당했다. 지난 5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4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젠지가 8강에서 패하면서 EWC는 MSI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게 됐다. 강력한 우승후보가 탈락하면서 T1과 TES가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올랐다. 북미와 유럽리그 팀들이 한국과 중국 팀에 비해 한수 아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젠지가 완패를 당한만큼 T1도 모든 경기에서 방심은 금물인 상황이다.
북미리그 팀 리퀴드와 4강에서 맞붙는 국내리그 LCK 소속 T1 선수들의 모습 (사우디e스포츠 연맹 제공)
다른 리그오브레전드 국제 대회와 다른 EWC의 진행 방식이 변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다른 대회 본선과 달리 이번 EWC는 결승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평소보다 조커 카드에 의한 1패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강팀 간 대결에서 변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상대적 약팀이 기발한 전략을 활용해 반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T1과 팀 리퀴드의 대결에서는 특히 탑 라이너 간 승부가 주목받고 있다. 팀 리퀴드 탑 라이너 '임팩트' 정언영이 과거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에서 활동한 T1의 레전드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정언영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SK텔레콤 T1에서 활동하며 국내 리그 LCK 우승은 물론 201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등을 차지한 바 있다. 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 역시 지난 2023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0년의 세월을 넘어 T1의 선후배가 치열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한편 EWC는 다음 달 25일까지 총 8주간 진행되며 총상금 규모는 약 6000만 달러(약 840억 원)에 달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는 총 100만 달러의 상금이 배정됐다. 국내 리그 LCK의 마지막 희망인 T1이 리그오브레전드 첫 EWC 챔피언을 차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