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라온' 8일부터 연구자 활용…4개 실험 시작

저에너지 실험장치로 첫 연구…새로운 희귀동위원소 찾을까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 불리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을 활용한 연구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6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라온의 저에너지 실험장치인 '코브라'(KoBRA·되튐분광장치)를 이용한 실험이 오는 8일부터 진행된다.

라온은 가벼운 양성자는 물론 우라늄 등 무거운 중이온(heavy ion)까지 다양한 이온을 초전도 가속기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표적 물질에 충돌,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할 수 있는 초대형 연구 장비다.

존재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동위원소를 이용해 핵물리학·물성과학·의학·생명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2011년부터 1조5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 2021년 12월 대전 신동지구 내 라온의 저에너지 구간 1단계 구축사업이 완료됐다.

지난해 5월에는 저에너지 전 구간에서 빔 가속과 인출에 성공했다.
라온은 크게 입사기와 가속장치, 희귀동위원소(RI) 생성장치, 실험장치, 기반장치로 나뉜다. 코브라는 이 가운데 저에너지 실험장치에 해당하는 시설로, 아르곤 빔을 이용해 안정동위원소를 빛의 속도(초당 30만㎞)의 20% 수준까지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만들어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라온 빔 활용 연구 과제 공모에서 접수된 30개 과제 중 최종 4개 과제가 선정돼 코브라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한다.

3개 과제는 IBS 희귀 핵 연구단이, 나머지 1개 과제는 외부 연구단이 수행한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영하 271도의 극저온 초전도 상태를 구현하기 위한 액체 헬륨 공급시스템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3개월 정도 가동한 뒤 이후 3개월 동안은 유지·보수 기간으로 정해 운영하게 된다"며 "해외 가속기 장치들로 해왔던 실험을 라온에서도 할 수 있는지 등 재현 실험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부터는 희귀동위원소 생성장치인 'ISOL'(대전류 저에너지 희귀동위원소 빔 생성법)을 이용한 실험에 돌입한다.

ISOL은 양성자 같은 가벼운 이온을 우라늄 등 중이온 표적에 충돌시킨 뒤 저에너지 가속기를 통해 가속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다만 올해에는 저에너지 가속장치 'SCL3'가 아닌 초 저에너지 가속장치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에너지 가속장치 'SCL2'를 이용하는 고에너지 가속구간 구축을 위한 선행 연구개발(R&D)도 추진 중이다. 한인식 IBS 희귀 핵 연구단장은 "아르곤 빔을 가지고 처음으로 코브라라는 장치에서 어떤 핵반응이 얼마만큼 일어나는지 연구하는 중요한 실험"이라며 "핵물리학 연구나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