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2차 투표 돌입…"RN 1당 차지 전망"

블룸버그 "RN, 최대 265석 확보 가능"
마크롱의 조기 총선 자충수되다
30년 만에 기록적 투표율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의 마린르펜 의원과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 사진=AP
7일(현지시간) 프랑스가 하원 다수당과 차기 총리를 결정짓는 총선 2차 투표에 돌입했다. 강경 우파 국민연합(RN)은 1차 투표에서 득표율 33%를 기록하며 대세를 입증했다. 극우파 득세에 제동을 걸고자 한 조기 총선 전략이 오히려 자충수로 돌아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역대 3번째 ’동거 정부’ 구성을 앞두고 고심에 빠질 전망이다.

1차 투표서 33% 득표한 RN…좌파·여권 연대로 2차에서는 지지율 낮아질까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RN과 연대 진영이 577석 중 170~250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RN은 1당 자리를 차지하겠지만 정부 구성을 위해 필요한 과반인 289석을 넘지는 못할 전망이다.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은 140~198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 연대인 앙상블은 115~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RN은 이번 총선의 결선 투표 격인 총선 2차 투표를 앞두고 지지율이 소폭 내려앉았다. RN이 최대 265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예상한 이전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최근 예상 의석수가 10석 가량 줄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이후 좌파 및 여권 연대가 RN을 견제하기 위해 후보 대거 사퇴 전략으로 대응하면서다. 공영 프랑스24방송에 따르면 1차 투표 이후 2차 투표 후보 마감일인 지난 2일까지 210명이 넘는 중도 및 좌파 후보가 기권했다. 마티유 갈라르 입소스 연구원은 “범여권 연대와 좌파 진영에서 200명 이상의 후보를 대거 사퇴시키며 반(反) RN 표를 통합하려고 한 전략이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2차 투표는 프랑스 하원 의석 수 577석 중 501석을 두고 겨룬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76개 선거구 당선자가 확정됐다.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가 득표율 50%를 넘지 못한 지역구는 2차 투표를 치른다. 2차 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등록 유권자 12.5%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자가 진출하며, 단순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지난 1일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RN은 1차 투표에서 33%를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 신민중전선과 앙상블은 각각 28%, 20%를 기록했다. 프랑스24방송은 “마크롱의 조기 총선 도박은 엄청난 역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마크롱의 총선 도박 결과는…"27년만의 동거 정부"

기자회견하는 바르델라 대표 / 사진=AP
RN이 예상대로 최대 의석을 확보하면 프랑스는 27년만에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행정 및 경제를 관할하는 총리 자리에는 RN의 1995년생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오른다.

이번 총선은 극우 세력을 막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로 3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1일 치러진 1차 투표의 투표율은 66.7%로 199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총선이 막바지에 이르자 프랑스 주식 시장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프랑스 CAC40은 지난 5일 기준 7675.62에 마감하며 지난달 28일(7479.40) 대비 2.62%올랐다. 그럼에도 CAC40은 여전히 지난달 9일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발표하기 이전 수준보다 4.08% 낮은 수준이다. 앞서 이 지수는 마크롱의 조기 총선 발표 직후 유럽 주가 지수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프랑스 채권은 재정위기 이후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