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對러 제재로 급부상…韓제조업체에 기회의 땅 될 것"

김한칠 화우 선임외국변호사

年 5% 고도성장 중인 젊은국가
관료주의 등 사업환경 많이 달라
현지 로펌 협력해 리스크 줄여야
“우즈베키스탄은 연평균 5%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젊은 국가입니다.”

7일 김한칠 법무법인 화우 선임외국변호사(사진)는 “중앙아시아의 생산·물류거점이자 ‘신시장’으로 우즈베크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화우는 2008년 국내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우즈베크 수도 타슈켄트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러시아법 교수 출신이자 러시아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김 변호사는 16년째 타슈켄트 사무소에 상주하며 우즈베크를 비롯해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관련 법률서비스를 지원하는 ‘러시아통’으로 알려져 있다.인구 3600만 명의 우즈베크는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 보유국이며, 국민 평균 연령이 29.1세로 낮아 풍부한 노동력과 큰 소비 잠재력을 갖췄다. 김 변호사는 “광물 자원과 희소 금속이 풍부해 제조업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지만,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한 뒤 공업화가 더디게 이뤄져 여전히 공산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1993년 우즈베크와 교역을 시작했다. 대우자동차가 현지 공장을 세운 1996년만 하더라도 우즈베크 수입의 약 20%를 점유할 정도로 현지에서 영향력이 막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에 밀려 지난해 수입 점유율은 6%대로 하락했다. 김 변호사는 “우즈베크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관심은 거의 제자리걸음이지만 중국 튀르키예 이슬람국가 등의 투자는 지난 10년간 급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 김 변호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국제 정세 변화로 우즈베크 경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방 제재를 피해 우즈베크에 투자하는 러시아 기업이 늘고 있어 “우즈베크의 제조업 기반이 확대되면서 소비 시장이 더 커지고, 우리 기업에도 다시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김 변호사는 옛 공산주의 정권의 잔재인 관료주의 등 한국과 다른 사업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본격 진출에 앞서 1~2년간 인력을 파견해 시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제대로 된 스터디 없이 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언어와 법 제도에 전문성을 갖춘 로펌과 초기 단계부터 협력한다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