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도 K푸드"…롯데·빙그레 최대 실적

산업 리포트

3분기 매출·이익 사상 최대 전망
'당·칼로리 제로' 앞세워 1위 다툼

K푸드 확산에 해외 본격 공략
롯데는 인도·빙그레는 미국행
올여름 역대 최악의 무더위가 닥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자 빙과업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최근 인기가 높은 ‘제로(0) 칼로리’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K빙과가 라면과 김밥 등에 이은 K푸드 후속 타자로 주목받으면서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악 폭염에 해외까지 ‘날개’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가 3분기 매출 1조1408억원, 영업이익 919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수치다. 롯데웰푸드와 국내 빙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빙그레의 3분기 매출은 4618억원, 영업이익은 692억원으로 각각 6.3%, 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빙과업계에서는 통상 3분기를 대목으로 꼽는다. 무더위에 아이스크림 매출이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7~8월)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벌써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 기온은 22.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역대 가장 많은 2.8일에 달했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웰푸드와 빙그레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1%, 12.2%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에서 K푸드 인기가 빙과류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9309만달러(약 1286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롯데웰푸드는 현지 직진출 성과가 나오고 있다. 2017년 인도 현지 빙과기업인 하브모어를 인수한 롯데웰푸드는 인도에서 아이스크림을 생산한다. 하브모어의 매출은 2022년 1544억원에서 지난해 165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인도 동부에 있는 푸네에서 빙과 신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빙그레는 주력 제품인 메로나와 붕어싸만코를 내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빙그레는 2017년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현지기업 루체른푸드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메로나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메로나의 미국 매출은 최근 5년간 약 네 배 증가했다. 빙그레는 영국 등 신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제로 아이스크림’ 신제품 잇달아 출시

국내에선 건강을 중시하는 제로 트렌드에 발맞춰 당류와 칼로리를 뺀 제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빙과업계 최초로 제로 아이스크림인 ‘죠스바 0kcal’와 ‘스크류바 0kcal’를 선보였다. 이달 초엔 수박바의 제로 버전인 ‘씨없는 수박바 0kcal’를 출시해 이른바 ‘죠크박 라인업’을 완성했다. 빙그레는 5월 첫 제로 아이스크림인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2일 ‘더위사냥’과 ‘생귤탱귤’의 제로 버전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빙과업계 1위를 두고 두 회사의 각축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까지 빙과업계 시장 점유율 1위는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산)였다. 2021년 빙그레가 3위이던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처음 1위로 올라섰다. 이듬해엔 롯데웰푸드가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엔 롯데웰푸드 39.86%, 빙그레 39.85%로 점유율 격차가 0.01%포인트에 불과했다.

오형주/하헌형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