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타고 달린다…'삼천피' 전망 쏟아져

하반기 코스피 전망
상단 3100~3200

삼성전자 52주 신고가
3·4분기 이익전망 상향
외국인도 추가상승 베팅

美 기준금리 인하 임박
국내증시 상승 동력으로

당분간 시총 상위주 쏠림
반도체 밸류에이션 매력
2차전지·바이오도 주목
박스권에 갇혀 있던 국내 증시에 활기가 돌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맞물린 덕이다. 하반기 ‘삼천피 돌파’에 대한 기대도 짙어지고 있다.

커지는 ‘삼천피’ 기대

7일 BNK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기존 3000에서 3200으로 상향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하반기 시장 전망을 잇달아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 상단을 3200으로 높였고,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3150,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3100선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이 도화선이 됐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약 25% 웃돈 2분기 영업이익(10조4000억원)을 발표하자 삼성전자는 2.96%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덕에 코스피지수도 1.32% 상승한 2862.23에 거래를 마감하며 2900선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정보기술(IT)산업 성수기인 3,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영업이익 예상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자 코스피200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상장사의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상향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지수의 상승 여력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70~8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8%밖에 오르지 못했다”며 “실적 개선세가 확실시되는 삼성전자 주가가 약진한다면 코스피지수도 3000까지 무리 없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총 상위 쏠림 현상 계속될까

외국인 투자자도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1130억원어치 사들였다. 5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1조1850억원)은 1999년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취합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200 선물도 대규모로 사들였다. 4~5일 2조75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통상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매수하면 선물시장의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가 커지면서 기관의 현물 매수를 자극해 지수를 끌어올린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호실적, 주주환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발표 등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의 단기 상승을 전망하고 선물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 경기 둔화에 따라 빨라진 Fed의 금리 인하 시계도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돼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시총 상위주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253조원에서 현재 260조원으로 늘었지만 ‘반도체 투톱’(삼성전자 SK하이닉스)을 제외한 상장기업 영업이익 예상치는 같은 기간 211조원에서 199조원으로 줄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반도체 대형주는 매력이 높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금리 환경에서 소외받던 성장주를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등이 대표적이다. 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주 KRX2차전지톱10지수는 6.48% 상승했다. KRX제약지수도 같은 기간 15.4% 올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