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낮춘 '착한 건물주' 세액공제…1년 더 연장한다

정부 '역동경제 로드맵'
세제 혜택 연장·확대

깎아준 임대료 최대 70%
소득세·법인세 공제

전·월세, 직전 계약보다
5%이내 올린 '상생 임대인'
2년 실거주 안 해도
2026년까지 양도세 '제로'
전·월세를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올린 집주인에게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2년)을 면제해주는 ‘상생 임대인’ 제도가 2년 연장된다. 임대사업자가 소상공인 임차인의 상가 임대료를 인하하면 인하액의 최대 70%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하는 ‘착한 임대인’ 제도도 1년 더 시행된다.

정부는 지난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역동 경제 로드맵 및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세제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소기업 취업자, 청년층, 친환경차 구매자를 위해 연장하거나 확대하는 세제 혜택이 다수 포함됐다.

주거시장 안정 세제 혜택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상생 임대인 제도가 2026년까지 연장된다. 상생 임대인 제도는 조정 대상 지역 내 1가구 1주택자가 거주 요건(2년)을 충족하지 않아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는 내용이 골자다.

조정 대상 지역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4개 지역이지만, 취득 당시 조정 대상 지역이었던 주택도 여전히 실거주 규제를 받고 있다. 기존 임대차 계약을 1년6개월 이상 유지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택 매수 후 신규로 체결한 임대차 계약, 주택 매수 때 승계받은 임대차 계약은 제외된다.정부는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를 대상으로 임대료 인하액의 최대 70%를 세액공제해주는 착한 임대인 제도의 일몰 시점도 올해 말에서 내년 말로 1년 연장한다. 사업자 등록을 한 임대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법인이나 개인 여부 또는 매출 규모 제한은 없다.

건물에 입주한 모든 이에게 임대료를 깎아줬다고 전부 세액공제받는 것은 아니다. 임차한 소상공인은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제조업·광업·건설업·운송업은 10인 미만)이어야 한다. 건물주와 특수관계인이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조건을 갖춘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낮췄다면 임대료 인하액의 최대 7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종합소득금액과 임대료 인하액을 합한 기준소득금액이 1억원을 넘으면 세액공제율이 50%로 낮아진다.

중소기업 취업자 지원

이번 대책에는 중소기업과 취업자를 위한 세제 혜택도 담겼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경력 단절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소득세를 최대 90% 감면해 준다. 경력 단절 여성이 혜택을 받는 데 필요한 조건 중 ‘동종 업종 재취직’ 요건은 폐지한다. 현행 제도에서 혜택을 받으려면 퇴직한 날로부터 2~15년 이내 같은 업종에 다시 취직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중소기업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근로자가 받는 소득세 감면과 기업이 받는 소득·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2027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기업은 경영성과급 지급액의 15%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고, 근로자는 성과급 수령액에 대한 소득세를 50% 감면받는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내일채움공제 만기 공제금을 받을 때 적용되는 소득세 감면 혜택도 2027년 말까지 3년 연장한다. 만기 공제 요건은 5년에서 3년으로 줄인다. 구체적인 공제와 감면 내용은 이달 말 발표되는 세법 개정안에 담을 예정이다.정부는 10년 이상 된 노후차를 신차로 바꾸면 개별소비세를 70%(100만원 한도) 감면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도 추진한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100% 감면 조치는 2026년까지 추가 연장한다.

현재 10만원으로 설정된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한도를 내년부터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 금액은 초과분의 16.5%를 추가로 세액공제 해주는 것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