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비주류' 소수민족 표심 잡아

페제시키안 차기 이란 대통령은
지난 5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70)은 의사 출신의 온건 개혁파 정치인이다.

1954년 이란 북서부 마하바드 지방에서 소수민족인 아제르바이잔계 아버지와 쿠르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군 제대 후 타브리즈의대에 입학했다. 1993년 이란의대에서 심장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이듬해 타브리즈의대 총장이 돼 5년간 재임했다.이 경력을 바탕으로 1997년 온건·개혁 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보건부 차관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1∼2005년 보건장관을 지냈고 2006년 고향 인근의 타브리즈 지역구에 출마해 의회에 입성한 뒤 내리 5선을 했다.

2009년 대선 후 벌어진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사람들을 야생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해 주목받았다. 2022년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당시 독립 조직을 꾸려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도 이란 체제의 핵심이자 보수 진영의 기반인 이란 혁명수비대에 일관되게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권력 서열 1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향해서도 공개적으로 충성을 표했다. AP통신은 “항상 변화를 추진하면서도 하메네이 체제에 급진적으로 도전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