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적 결과" 음바페 호소 통했나…프랑스 총선 깜짝 '대이변'

사진=연합뉴스
프랑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극우 국민연합(RN)이 반(反)극우 연대의 벽에 부딪혀 3위로 밀려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대신 그 자리는 극우 세력의 집권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뭉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차지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프랑스 조기총선 결선투표에서 NFP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172~21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속한 중도 르네상스 중심의 범여권(앙상블)은 150~180석, 마린 르펜 의원이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115~15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프랑스에서 극우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으나 극우 정당에 의회 권력을 내줄수는 없다는 유권자의 표심이 결선 투표 결과를 뒤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축구 국가대표 주장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FW), 유명 팝가수 아야 나카무라,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를 비롯해 프랑스 역사학자 1000명도 언론 호소문을 올리며 RN 반대투표를 촉구한 바 있다. 인종차별·반유대주의 성향으로 수십년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온 RN과 극우 연합은 지난달 30일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득표율 33.2%로 1위를 차지하면서다.

특히 아버지는 카메룬, 어머니는 알제리 출신으로 이민자 가정 2세인 킬리안 음바페는 지난 1차 투표를 "재앙적인 결과"라 규정하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음바페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로 2024 8강전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사람들(RN) 손에 우리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그 어느 때보다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정말 시급하다"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가치관을 구현하지 않는 "국가를 대표하고 싶지 않다"며 "모두가 나가서 올바른 사람에게 투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려던 기자가 자신의 위치를 못 찾는 음바페에게 "당신의 왼쪽에 있다. 맨 왼쪽"이라고 하자 "반대편에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에도 "극단주의와 분열적 사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