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반도체 훈풍 부는데"…'생산 차질' 내건 삼성전자 노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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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깜짝 실적에도 노조 사상 첫 파업에 위기감 고조
"총파업 6천500여명 참여의사 밝혀"…파업 장기화시 생산 차질·신뢰 저하 우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슈퍼 사이클(호황기)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8일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같은 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시장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8조2천68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AI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와 가격 상승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인 6조원대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올해 DS부문의 상반기 목표 달성 장려금(TAI)을 월 기본급의 37.5∼75%로 공지하고 이날 지급했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체 D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 D램은 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하반기 실적 개선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eSSD) 수요 증가는 하반기 낸드 흑자 규모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 16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44조9천458억원으로, 잠정실적 발표 전(40조3천8억원) 대비 눈높이가 상향 조정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엔비디아 외의 고객사로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고, 3분기 중에는 엔비디아 공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공급 업체를 늘리고 싶어 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반도체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하다.
DS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삼노가 이날부터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간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여 온 전삼노는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안도 끝내 거부하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생산 차질'도 목표로 내걸었다.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이 6천540명이라고 공개했다.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 참가자만 5천명이 넘는다는 것이 전삼노 측의 주장이다.
이날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노조 추산 4천∼5천명 수준이다.
사측과 경찰 측은 3천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전삼노는 "예상했던 총파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에서만 5천명 이상의 인원이 왔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DS부문의 직원은 약 7만명으로, 현재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생산 라인이 한번 멈추면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2018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 28분간 정전이 발생했을 때 500억원 수준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전삼노 측은 "반도체 특성상 문제가 하나 생기면 다음 공정으로 못 넘어간다.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시키는데 하루 이상 걸리는 장비도 있다"며 "수요일(10일)까지 (파업)해도 (원상태) 복귀까진 며칠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하고 지난달 7일 첫 연가 투쟁에 나섰으나, 이때는 징검다리 연휴여서 생산 차질을 비롯한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조가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을 할 예정인 데다, 이 기간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2차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만큼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이야 대체 인력을 준비해서 생산 차질이 없게 대비하겠지만, 솔직히 파업이 장기화하면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장 라인에서 돌발 사고가 생겨도 설비 점검 등의 대처가 잘 안되면 생산 차질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고객사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뜩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장기적으로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를 탄 만큼 1, 2분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잘 나오면 작년에 못 받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데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모르겠다"며 "이러다 고객사 우려가 커져서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 결국 제 발등 찍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실익도 명분도 없는 파업"이라며 "노조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좋지만,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무노조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노조 총파업은 결국 삼성전자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사가 이미 중노위 사후 조정을 거치며 사실상 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노조의 총파업 선언으로 최종 합의가 결렬된 만큼 노사 간 협상 카드도 사실상 바닥났다는 데 있다.
양측 모두 사후 조정안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전삼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으로 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달 말 이후 1천600여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4% 수준이다.
/연합뉴스
"총파업 6천500여명 참여의사 밝혀"…파업 장기화시 생산 차질·신뢰 저하 우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슈퍼 사이클(호황기)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8일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같은 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시장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4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8조2천68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AI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와 가격 상승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인 6조원대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올해 DS부문의 상반기 목표 달성 장려금(TAI)을 월 기본급의 37.5∼75%로 공지하고 이날 지급했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체 D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 D램은 가격 상승 지속에 따른 하반기 실적 개선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eSSD) 수요 증가는 하반기 낸드 흑자 규모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 16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44조9천458억원으로, 잠정실적 발표 전(40조3천8억원) 대비 눈높이가 상향 조정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도 엔비디아 외의 고객사로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고, 3분기 중에는 엔비디아 공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객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공급 업체를 늘리고 싶어 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에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반도체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하다.
DS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삼노가 이날부터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간 사측과 임금 협상을 벌여 온 전삼노는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 조정안도 끝내 거부하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생산 차질'도 목표로 내걸었다.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이 6천540명이라고 공개했다.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 참가자만 5천명이 넘는다는 것이 전삼노 측의 주장이다.
이날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노조 추산 4천∼5천명 수준이다.
사측과 경찰 측은 3천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전삼노는 "예상했던 총파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에서만 5천명 이상의 인원이 왔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DS부문의 직원은 약 7만명으로, 현재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생산 라인이 한번 멈추면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2018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 28분간 정전이 발생했을 때 500억원 수준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전삼노 측은 "반도체 특성상 문제가 하나 생기면 다음 공정으로 못 넘어간다.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시키는데 하루 이상 걸리는 장비도 있다"며 "수요일(10일)까지 (파업)해도 (원상태) 복귀까진 며칠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파업을 선언하고 지난달 7일 첫 연가 투쟁에 나섰으나, 이때는 징검다리 연휴여서 생산 차질을 비롯한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조가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총파업을 할 예정인 데다, 이 기간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2차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만큼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이야 대체 인력을 준비해서 생산 차질이 없게 대비하겠지만, 솔직히 파업이 장기화하면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당장 라인에서 돌발 사고가 생겨도 설비 점검 등의 대처가 잘 안되면 생산 차질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고객사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뜩이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장기적으로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를 탄 만큼 1, 2분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잘 나오면 작년에 못 받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데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모르겠다"며 "이러다 고객사 우려가 커져서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 결국 제 발등 찍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실익도 명분도 없는 파업"이라며 "노조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좋지만,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무노조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노조 총파업은 결국 삼성전자에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사가 이미 중노위 사후 조정을 거치며 사실상 합의 단계에 이르렀으나 노조의 총파업 선언으로 최종 합의가 결렬된 만큼 노사 간 협상 카드도 사실상 바닥났다는 데 있다.
양측 모두 사후 조정안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사측에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전삼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이날 기준으로 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달 말 이후 1천600여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4%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