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차전지기업 배출 고농도 소금 함유 폐수 논란

주민 "방류하면 바다 오염" vs 기업 "중금속 불검출"
경북 포항 이차전지 소재기업의 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고농도 소금 성분이 함유된 폐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폐수 방류로 바다가 오염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기업은 오염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포항시 남구 청림동 주민으로 구성된 '블루밸리산단 폐수방류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블루밸리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기업의 폐수 방류는 포항 상징이자 자손만대 터전인 영일만을 죽이는 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영일만산단 주변 해역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되고 에코프로 방류수로 양식 어패류가 집단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블루밸리산단 이차전지 폐수를 방류한다면 단기적으로 청림이나 도구해변, 장기적으로는 영일만 전체가 오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포항시는 기업에 무방류시스템을 관철하고 5년 내 공공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에코프로는 2017년 포항환경연합과 합의로 무방류시스템을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윤이 목적인 기업에 무방류시스템 도입을 기대할 수는 없는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는 설명자료를 통해 "에코프로 방류수로 양식 어패류가 집단 폐사한 사실은 없고 우리 회사 방류수에서는 수은, 카드뮴 등 모든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으며 이차전지 양극소재 관련 업체 방류수에서는 수은과 카드뮴이 검출될 수 없는 성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7년 포항환경연합과 무방류시스템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작성한 바 없다"며 "에코프로는 단계적으로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무방류시스템을 운용하고 있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방류수 생태독성 배출기준을 준수하면서 무방류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포항 남구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대 블루밸리국가산단에는 이차전지 소재기업인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이 연이어 공장을 지었거나 짓기로 했다.

이차전지 소재기업의 공정 과정에서는 고농도 소금 성분이 함유된 폐수인 염 처리수가 발생한다.

시는 블루밸리국가산단에 염 전용 공공폐수처리시설과 무방류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되 내년부터 시설 설치 전까지 폐수를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처리해 지하관로를 통해 영일만 해역에 방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