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오지마"…주민들, 관광객 향해 물총 세례

바르셀로나 '오버투어리즘' 부작용 극심
주민들 "관광객 너무 많아 살기 힘들다" 토로
6일 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는 시위대. /사진=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지 바르셀로나에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일부 시위대는 관광객들에게 물총으로 물을 뿌리며 직접적인 항의 표시를 했다.

7일(현지시간) BBC,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인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곳곳에서 150개 단체 3000여명의 사람이 모여 관광 반대 집회를 열었다.시위대는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는 환영받지 못한다", "주민들이 쫓겨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부 호텔과 식당 테라스를 봉쇄했다.

일부 시위대는 유명 식당 테라스에서 식사하는 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손님들이 물을 피해 자리를 떠나는 일도 벌어졌다.

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마르티 쿠소 바르셀로나 고딕지역 주민 협회 대변인은 매체를 통해 "우리는 도시의 경제 모델이 다른 훨씬 더 공정한 경제를 우선시하기를 원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관광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진=AFP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연간 평균 320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제기되자 시의회는 오는 10월부터 1인당 관광세를 최대 4유로(약 5994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미 지난 4월부터 기존 2.75유로(약 4121원)였던 방문세를 3.25유로(약 4870원)로 올렸다.

과도한 관광 시설로 주민들이 주거난을 겪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내 주택들이 대거 관광용 숙소로 전환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임대료는 68% 넘게 올랐다.

한 지역 주민은 "관광 과잉에 따른 주택 투기가 우려스럽다"며 "스페인 사람들은 적절한 주택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르셀로나 시장은 최근 "5년 안에 에어비앤비와 같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임대를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의회도 약 1만개 관광 숙박 허가를 철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