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에코프로 보는 듯"…개미들 평균 수익률 107%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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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33만500원으로 사상 최고가 경신HD현대일렉트릭 주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올해 들어서만 3배가량 올랐지만, 증권가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력기기 시장이 장기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LS證, HD현대일렉트릭 목표가 41만원 제시
"전력기기 호황 이제 시작…AI 열풍·전력기기 교체 수요 증가"
"공급자가 가격 결정력 쥐어 원재료 상승 영향 크지 않아"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290.51% 급등했다. 지난해 말 8만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30만원대(8일 종가 32만1000원)로 뛰었다. 3배가량 오른 셈이다. 2조8874억원이던 시가총액도 11조5711억원으로 불어났다. 전날 장중엔 33만500원까지 치솟아 2017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했다.외국인 투자자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HD현대일렉트릭을 1조15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6위에 해당한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7445억원, 28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가 상승에 개인 투자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HD현대일렉트릭에 투자한 5034명의 평균 수익률은 107.6%에 달한다. 손실 투자자 비율은 6%대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의 투자자가 수익을 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종목토론방에 "작년 에코프로가 생각난다. 주주들이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다.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났고, 20~30년 전 설치한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도 다가와 전력기기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생산한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가정, 공장 등에 송전되기 전에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기기다.최근 LS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34만5000원에서 41만원으로 18.8% 높였다.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243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 셈이다. 매출액은 29% 증가한 83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성종화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실적 개선세, 수익성 등이 우수하다"며 "오는 9월과 10월 미국 앨라배마, 울산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이 완료된다. 내년부터 각각 연간 800억원,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헌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변압기 수요 증가 국면을 감안하면 주가 우상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1분기 기준 2년치 이상의 수주 물량이 쌓여있고, 현재는 선별 수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제시했다.HD현대일렉트릭을 비롯한 전력기기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KODEX AI 전력핵심설비'는 이날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된다. 이 ETF는 변압, 송배전 설비 등 미국에 전력설비를 제공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패시브 상품이다. 'iSelect AI전력핵심설비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HD현대일렉트릭을 비롯해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이 담겨 있다.
다만 일각에선 원자재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전력기기의 주요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에서 5일(현지시간) 구리는 t당 9809달러에 거래됐다. 전년 평균 대비 15.7% 높은 수치다.
다만 구리 가격이 올라도 HD현대일렉트릭의 수익성은 견조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력기기 업체가 가격 결정력을 쥔 '공급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구리 가격이 10% 오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은 2%포인트가량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전력기기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에 HD현대일렉트릭은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