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잠정합의 키워드는 '임금·정년연장'…연봉 11% 인상효과

역대 최대 실적 따른 최대 규모 기본급 인상에 성과급까지
숙련 재고용 제도인 촉탁계약직 활용한 사실상 정년 2년 연장
과거 파업과 갈등 일변도 노사 관계도 상생 분위기로 정착했다 평가
현대자동차 노사가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마련에 성공한 것은 올해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 규모에서 서로 빠르게 이견을 좁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만들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11만2천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500%+1천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을 담았다.

이와 별도로, 기술직 총 800명 추가 채용(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천100명 채용),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 조성,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확장 등에도 합의했다.
◇ 촉탁직 활용한 기술직 정년 2년 연장
올해 교섭에서 노사는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줄다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 노조 집행부는 정년 연장을 올해 교섭 전부터 강조해왔다.

전체 조합원 중 50세 이상이 절반 정도(지난해 8월 기준 51.6%)인데, 매년 2천 명 이상이 정년퇴직하는 상황이라 정년 연장에 대한 조합원들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 60세라는 나이가 아직 일할 만한 나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형성됐다.

노사는 정년 연장 개선 방안을 내년 상반기 계속 논의하기로 하면서, 우선 기술직(생산직) 촉탁계약 기한을 현재 1년에서 1년을 더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촉탁계약직은 정년퇴직한 조합원을 신입사원과 비슷한 임금을 지급하고 다시 재고용하는 것이다. 노사가 이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이번에 늘리면서, 조합원으로서는 사실상 재고용 형태로 정년을 만 62세까지 연장한 셈이다.

조합원들 관심사인 촉탁 시 근무 부서를 기존 근무하던 공정으로 합의해 갈등 소지를 없앴다.
◇ 역대 최대 규모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연봉 11% 인상 효과
임금 인상 규모는 매년 교섭 때마다 핵심 쟁점이지만 올해 조합원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회사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2조6천636억원, 영업이익 15조1천26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역대 최대 기본급 인상을 제시하면서 노조와 접점을 찾았다.

이번 기본급 인상 11만2천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11만원을 넘었던 것보다 1천원 더 오른 것이다.

성과급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기본급, 성과급, 수당 등을 모두 합하면 연봉이 11%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 과정을 두고 과거 파업과 갈등 일변도였던 노사 관계가 상생 분위기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 내에서도 '초강성'으로 평가받던 8대 집행부, 9대 집행부에 이어 이번 10대 집행부도 파업 없이 합의를 끌어내면서 현대차 노사는 6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차 산업, 친환경 차량 대세 등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 노조가 일자리와 조합원 이익을 중심에 두고 사측과 반목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 활동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분석된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12일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현대차 노사 임협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