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불능자 대출 유도해 수임료 '꿀꺽'…법원, 로펌에 경고

A 법무법인은 지급불능에 빠진 B씨의 파산 신청을 대리하면서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도록 안내했다.

B씨는 대출액 1천만원 중 330만원은 법무법인에 수수료로 주고 나머지 돈은 개인 생활비로 썼다. 당시 B씨에겐 1천만원 정도의 예금채권이 있었지만 법무법인 조언에 따라 대출금을 전혀 갚지 않았다.

이후 A 법무법인은 B씨가 대출금 채권을 면책받을 수 있게 이를 파산채권으로 신고했고, 예금채권은 최소 생계를 위해 사용될 재산이라며 '면제재산'으로 신청했다.

면제재산은 채무자가 채권자들에게 변제하기 위해 쓰이는 재산에서 제외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산하 개인도산 신뢰성 제고 위원회는 이처럼 변호사 수임료를 챙기고자 개인도산 절차 남용을 부추긴 법조인에 대해 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B씨에게 추가 대출을 받도록 조언한 A 법무법인의 행위가 개인도산절차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개인도산절차 이용 비용을 납부할 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은 소송구조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하게 대출받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소송구조제도는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을 대상으로 변호사 비용과 송달료, 파산관재인 선임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자세한 내용은 법원 전자민원센터(help.scourt.go.kr)나 서울회생법원 홈페이지(slb.scour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