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다섯이 단편소설을 하나씩 썼다, 주제는 한가지 음악 [서평]

다섯 소설가의 음악 이야기
이별과 추억, 위로가 담긴 음악
음악은 이별의 아픔을 증폭시키기도, 슬픔을 달래주기도 한다. 소설가 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 등 한국문학계에서 활약하는 소설가 다섯 명은 이같은 음악의 힘에 주목했다. 이들은 최근 음악이란 소재로 각각 자유롭게 써내려간 단편을 모아 <음악소설집>을 출간했다.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엔 몇 년 새 연이어 두 번의 이별을 경험한 주인공 '은미'가 등장한다. 하나는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 '헌수'와의 이별이고, 또 하나는 병을 앓다가 돌아가신 엄마와의 이별이다. 은미는 헌수가 과거 틀어준 '러브 허츠(Love Hurts)'를 들으며 추억을 떠올린다. 김애란은 음악과 생활이 결합될 때의 오해와 애정, 빗나감과 포개짐의 순간을 포착해낸다. 김연수는 '수면 위로'에서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했던 오래전 여름과 연인과 함께했던 지나간 여름을 잇는 매개로서 음악을 다룬다.
음악을 통해 엄마를 떠올리는 이야기도 실렸다. 윤성희의 소설 '자장가'에서 음악은 꿈이다. 엄마를 만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엄마의 꿈속으로 들어가려는 한 여자아이의 고군분투를 통해 자장가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는 음악의 한 형식임을 깨닫게 한다. 편혜영의 '초록 스웨터'는 낡은 카세트테이프에 돌아가신 엄마의 노래가 담겨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으로 엄마에 대한 추억을 찾아 떠난다.

은희경의 '웨더링'은 기차에서 우연히 4인석에 함께 타게 된 네 명의 인물을 비춘다. 이중 한 노인이 꺼내 든 커다란 오선지 악보에 적힌 음악은 나머지 세 사람에게 파동을 일으킨다.

음악이란 같은 소재로 각 소설가들이 개성을 담아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소설 속에서 이야기를 입은 음악은 소설의 장면, 장면에 고유한 멜로디를 입힌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