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금통위원 재산 많아도 다른 사람 배려할 수 있어"

'위원 평균 자산 54억인데 다수이익 위한 결정 가능한가' 지적에
금통위 의결문 실명 공개 요구에 "다른 나라도 자유로운 발언 위해 익명"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재산이 많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이나 불법으로 재산을 많이 축적한 게 아니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에서 금통위원들의 많은 재산이 대중을 위한 통화정책 결정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에 이렇게 반박했다.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통위원 평균 재산이 54억원으로, 평소에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부동산·금융·증권 투자를 많이 하고 관심도 많았다는 뜻"이라며 "이분들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통화정책을 결정할까 의문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같은 맥락에서 "법원의 재판, 판결문도 다 공개되고 국회도 생중계된다"며 "하지만 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은 마음대로 (실명을) 공개하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 역시 금통위 회의록에서 개별 위원의 의견을 실명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실명 공개의 장단점이 있다"며 "실명을 밝히면 자유롭게 의사를 발언하지 못할 위험이 있어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의결 사항은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