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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AI 종목 고점론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5% 상승한데 이어 미국의 S&P500 지수는 14% 올랐다. 국내 증시는 SK하이닉스를 중심의 반도체, 조선, 전력기기, 방산, 수출 섹터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주에 쏠림 현상이 짙어지면서 고점 논란이 한창이다. 주가가 오른 뒤 매수는 늘 조심스럽지만 AI 섹터에 대한 고점 논란은 지금이 아니라 5년, 10년 후의 과제일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의 2분기 실적과 3분기 가이던스는 시장 추정치보단 높았으나 이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마이크론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은 내년까지 마이크론(5%대)보다 11배가량 높은 5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으나 만족스러운 주가 조정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향후 엔비디아 외 아마존과 AMD 그래픽저장장치(GPU)와 구글 자체 AI 전용 칩인 텐서처리장치(TPU)에도 HBM이 본격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HBM 투자
SK하이닉스에서 HBM이 차지하는 현가 가치는 타 반도체 제품보다 높다. 향후 HBM 분야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소재나 장비, 테스트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말부터 대량 생산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의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미국 증시 분석
미국의 주식 전략가들은 최근 2년간 경기 침체와 약세장을 예상했으나 시장은 강했다. 미국 월가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 리서치헤드와 월가 대표 강세론자로 알려진 야데니 리서치 회장은 과거와 달리 경기 선행지수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데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이유로 꼽았다. 미 컨퍼런스 보드에서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10개 구성) 중 5개는 제제와 건설 경기를 반영한다. 현재 이 두 업종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소매판매업지수나 서비스업생산지수 등 최근 지표를 반영하는 미 경기동행지수가 미국 주가지수와 연동해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과 제조업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이 미국향 수출 단가를 낮추자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으로 이어지고 있다.
침체 동반되지 않는 금리 인하는 증시에 호재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1970년 이래 미국 중앙은행(Fed)의 첫 금리 인하 후 S&P500 지수의 65거래일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1.5%이다. 경기 침체가 수반되지 않는 경우 1980년 이래 첫 금리 인하 후 1년 평균 수익률은 14.2%로 집계됐다. 연평균 수익률인 11.8%를 능가한다. 만약 오는 9월 기준 금리가 인하와 함께 AI 관련 투자가 지속된다면 강세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환경도 조성될 것이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시장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은 감안하면 간헐적인 속도 조절도 예상된다. 그렇다고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다.
금융투자세
내년부터 금융투자세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주식 투자 수익에 대해 27.5%(3억 미만은 22%)를 과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몇 가지 중요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야당이 시행 6개월 전인데도 시행 여부나 방향에 대한 의견이 거의 없음 △여당은 반대를 공식화하고 있지만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 △금투세와 달리 법적 정비가 쉬운 공매도는 내년 3월 시행으로 연기 △상속세와 배당분리과세, 재산세, 종합소득세와 연계된 법 개정 고려 △채권할인채와 사모펀드의 이자수익, 배당수익, 양도수익 구분의 모호성 △장기투자 수익과 단기투자 수익의 구분 미확정 △피부양자의 금융투자 수익이 100만원 초과 시 추가적인 건강보험료 납부 여부 등 검토하거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내년 금투세 시행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금투세 시행 불확실성 속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3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7월 시장 전망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7월까지 상승했으나 석 달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후 11월과 12월엔 다시 폭등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나 작년과 달리 완만한 흐름이 예상된다. 작년엔 기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강세장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았지만, 올해와 내년 기업이익 전망치는 높은 상황이다. 중국 증시 이탈이나 미 Fed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외국인 매수세도 강하게 유입되고 있다.향후 AI 관련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AI 투자는 하드웨어(투자)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응용(소비)으로 확산될 것이다. 또 최근 주식시장에선 금투세의 도입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으나 ‘미리 걱정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격언처럼 실제로는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