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35번 갈아치운 S&P…5900 간다 vs 강세장 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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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엇갈린' 시선미국 증시가 연일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35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3분기 이후 랠리가 꺾일 수 있다는 약세론도 확산한다.
S&P500·나스닥 또 사상 최고치
Fed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 기대
엔비디아 등 AI 기술株 열풍까지
월가, S&P500 전망치 상향조정
일부에선 '3분기 약세론'도 주장
“S&P500 연말 5900” 전망도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일보다 5.66포인트(0.10%) 오른 5572.85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올 들어서만 35번째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 역시 50.98포인트(0.28%) 오른 18,403.74로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들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기술주가 강세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65% 오른 227.82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애플 시가총액은 3조4930억달러로 불어나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쳤다. CNBC는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기 약화가 Fed의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ed의 지난 6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2%)보다 0.2%포인트 낮아진 3%로 나타났다. 4월 조사에서 3.3%까지 치솟은 후 2개월 연속 떨어졌다. 완화된 인플레이션은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해온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S&P500지수가 올 들어 16.84% 상승하면서 월가 금융사들은 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자산 운용사 오펜하이머는 연말 S&P500지수 목표 수준을 3월 밝힌 5500에서 5900으로 높여 잡았다.
파월 발언과 CPI에 주목하는 시장
조정장이 머지않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 Fed의 금리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를 놓고 낙관론과 신중론이 동시에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마켓워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에 대한 기대와 향후 창출될 매출에 비해 자본지출이 과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총 3위인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88% 오른 128.20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3분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미국 대선까지 S&P500지수가 10% 정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연말까지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S&P500지수가 현재 수준을 넘어 올해를 마감할 확률은 약 25%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월가에선 3분기 신중론을 취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스콧 루브너 골드만삭스 주식전략 전문가는 “기업들이 내놓는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럽다면 8월부터 고통스러운 2주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앤드루 타일러 JP모건체이스 분석가는 “최근 약화한 미국 경제 데이터로 강세론에 대한 확신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 기관투자가는 9~10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통화정책 발언과 11일 공개되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한다. CNBC는 “금리 인하 시점 전망과 인플레이션 둔화세 등이 향후 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