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도 거뜬…정년 없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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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일자리로 뜨는 PB“퇴직한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합니다. 일단 75세까진 쭉 해보려고요.”
하헌상 NH투자증권 당진WM센터 이사는 1955년생으로 올해 69세다. NH투자증권의 최고령 프라이빗뱅커(PB)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PB는 성과만 낸다면 정년이 없는 직업”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노하우와 끈기만 있다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충남 당진은 평생 떠나본 적 없는 그의 고향이다. 초·중·고교를 당진에서 졸업하고, 곧바로 당진 지역 농협은행에 일자리를 잡았다. PB 일을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다.
그는 오랜 PB 생활의 비결로 지역에서의 활발한 모임 활동을 꼽았다. 20년 가까이 초·중·고 동창회 임원직은 도맡아 했다. 교인 7000명 규모로 지역에서 가장 큰 감리교회에서도 모임을 이끈다. 이젠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고, ‘당진에선 한 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자신감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하루 세 시간씩 개인 공부도 놓지 않는다. 매일 오전 8시엔 30분간 회사의 온라인 강의를 통해 미국 인공지능(AI) 대표주 동향,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특징 등 다양한 주식 및 금융상품 정보를 듣는다. 제철소가 포진한 당진 지역의 PB답게 신협 등 상호금융권과의 관계 구축에도 노력한다. 이곳에 법인 자금이 몰려 있어서다.
그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으로 기존 발품팔이식 영업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지만 한편으론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 이사는 “대면으로 큰 거래를 따내기 어려워진 점이 있다”며 “하지만 고객들이 비대면 거래를 시작하면서 궁금증이 많아지고, 여러 상품에 관심을 더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PB들과의 접점도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