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은 9일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8·18 전당대회 대표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와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이 부여한 여소야대 정국의 거대 1당으로서 책임을 거슬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웠다"며 이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의 생명은 다양성이지만, 지금 민주당에서 토론은 언감생심"이라며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해와 통합·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는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지금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치료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붕괴는 명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지지율 낮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라면서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와 중원을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팀워크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대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해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정권교체에 실패해 민주당과 대한민국 모두 회복 불가의 타격을 입느냐의 갈림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횡포를 막고 남북 평화 체제 전환, 무너지는 국가 경제 복구, 민생 회복을 이뤄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당의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여야가 강 대 강으로 계속 싸우는 것보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정신처럼 경제와 민생을 먼저 챙겨야 한다"며 여야 간 대화를 위해서도 본인이 대표에 적임자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세종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 중심으로 흘러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 지방분권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이라며 "세종은 '노무현의 도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불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은) 월드컵에서 어차피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테니 경기도 하지 않고 '아르헨티나 우승'으로 정리하자는 것과 비슷한 얘기"라며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단언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회견 후 광주로 이동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시청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10여분간 면담했다.
그는 묘역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본산이자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에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곳"이라며 "차기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하신 통합과 연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단 1%의 반대 목소리도 전당대회를 통해 대변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의 책무"라며 "8·18 전당대회는 우리 당에 다양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 민주라는 DNA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