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천' 버는 무자녀 신혼부부에 서울 집 반값에 준다

앞으로 서울에서 맞벌이로 월 1천만원 가까이 버는 무자녀 신혼부부도 시세보다 절반 가량 저렴한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출산시 소득에 상관없이 재계약을 허용하고, 자녀 수에 따라 더 넓은 집으로의 이주는 물론 싼 값에 매수도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이처럼 입주자 선정 기준이 개선된 '장기전세주택(시프트)2'를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공급해 저출생 극복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장기전세주택2는 오세훈 서울시장 역점사업인 기존 장기전세주택을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에게까지 확대해 공급하는 주거 대책이다. 시세보다 20% 이상 싼 가격에 자녀가 없어도 10년간 거주할 수 있고 출산 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300가구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에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전용면적 49㎡ 150가구를 무자녀 가구에게, 59㎡ 150가구는 유자녀 가구에게 각각 공급된다.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입주 신청을 받는다. 면적별 전세보증금은 49㎡가 3억5,250만원, 59㎡는 4억2,375만원으로 현재 동일 면적 전세 시세가 각각 6억원, 8억원대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50%나 저렴하다.

이에 혼인신고 한 날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모집공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소득 요건과 가점 기준이 완화된 만큼 20~30대 초반 젋은 신혼부부의 입주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용면적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를 초과하는 경우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라면 신청할 수 있다.

이번에 전용면적 60㎡ 이하만 공급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맞벌이로 월평균 974만원을 버는 무자녀 신혼부부도 신청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처음 입주할 땐 금융자산까지 포함한 총자산이 6억5,500만원 이하여야 하며, 거주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입주 이후에는 자녀를 한 명만 출산하더라도 거주 기간을 20년까지 늘려주며,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2년 단위로 재계약이 가능하다. 입주 이후 자녀 수 증가에 따라 10년차부터 더 넓은 평형으로 이주를 지원해주며, 아이를 둘 낳으면 시세의 90%, 셋 이상 낳으면 80% 가격에 매입도 할 수 있다.저소득 신혼부부에게 30%가 우선 공급되며, 우선 공급 탈락자를 포함해 일반공급 대상자를 선정한다. 무주택 기간 가점을 폐지하는 대산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과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가점을 부여해 고득점자를 선정, 동점자는 추첨한다. 자세한 사항은 SH공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다음달에도 288가구, 12월에는 500가구를 추가로 모집해 올 하반기에만 1천가구 넘는 장기전세주택2를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8월에는 광진구 자양1구역을 재개발한 '롯데캐슬 이스트폴'에서 전용면적 79·82㎡ 물량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혼부부의 빠른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026년부터 전세임대 등을 포함해 매년 4천가구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역대급 물량을 약속한 데 비해 공급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통계상 1년에 신혼부부 3만6천쌍이 맺어지기 때문에 연간 4천가구 정도면 부모님의 도움으로 자가를 마련하거나 다른 전월세를 선호하는 수요를 제외하면 적지 않은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