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재산 90% 美 주식에…" 버핏 따라했다면 수익률이 [일확연금 노후부자]

더욱 강해지는 미국 붐
전세계 시총 50%, 주주환원율 세계 최고
노후자금 맡길 안전투자처로 부각

"최고의 투자 타이밍은 일찍, 자주 투자하는 것"
※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여러분들의 노후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을 다루는 ‘디지털 온리’ 콘텐츠 [일확연금 노후부자] 시리즈를 매주 화·목요일에 연재합니다.
“내가 죽으면 재산의 90%는 S&P500 인덱스펀드에, 나머지 10%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라.”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2013년 작성한 유서에 나온 말입니다. 그가 최고의 투자처로 꼽은 미국 S&P500은 올해 들어서만 35번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버핏처럼 2013년 이후 노후 자금을 미국 주식에 태웠다면 기대 수익률은 200%가 넘습니다. 멈출줄 모르는 상승세에 일각에선 과열 경고도 나오는데요. 우리의 노후 자금, 앞으로 계속 미국 증시에 맡겨도 괜찮을까요?


"미국 주식투자 붐 이제 시작일 뿐"


올들어 국내투자자들의 미국 투자 붐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역대 최대치인 128조원까지 늘어났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도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비율이 국내 ETF를 처음으로 역전했습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의 강세가 이어지자 미 반도체 ETF에도 투자가 집중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이민에 대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합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는 “미국 투자에 대한 관심은 이제 시작단계일 뿐,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노후자금의 1순위 투자처로 미국을 꼽는 이유는 크게 4가지입니다.

첫번째 이유는 미국 주식시장이 가진 대표성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올해 1월초 기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약 5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 하나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시장의 활력도를 나타내는 거래대금 측면에서도 전 세계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절반을 차지할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가진 시장입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가정한다면 세계 주식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일정부분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두번째는 혁신을 통한 미국 경제의 꾸준한 성장성입니다. 미국은 2022년말 국제 특허권 보유 2위 국가인 동시에 상표 등록 건수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수익의 일부를 미래의 이익 증대를 위해 넣는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도 미국이 다른 지역 대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미국 기업들의 혁신은 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AI) 산업을 중심으로 더욱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주주친화적인 미국의 기업 문화입니다. 미국의 지난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은 92%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한국(29%)의 3배가 넘습니다.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주주들은 가만히 있어도 지분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중장기 수익률을 목표로하는 노후계좌에서 이보다 큰 매력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네번째는 미국이란 최강대국이 보장하는 안전과 여전히 증가하는 인구를 꼽을 수 있습니다. 노후를 위해 장기투자를 하기 위한 국가를 선정할 때의 기준은 뭐니뭐니해도 안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경제가 좋아도 전쟁이 나면 모든 게 소용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대국이며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그야말로 투자해야 할 너무 많은 이유를 가진 축복받은 국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고점이라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를 주저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은 비슷합니다. ‘지금이 최고점이라는 데 굳이 지금 들어가야할까.’올해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은 긍정론이 우세한 편입니다. 월가는 이미 S&P500 연말 목표가를 잇달아 높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5600으로, 자산 운용사 오펜하이머는 5900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에버코어는 6000을 제시했습니다.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는 10번 중 7번 S&P500 지수가 올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증시는 3분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미국 대선까지 S&P500지수가 10% 정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스콧 루브너 골드만삭스 주식전략 전문가는 “기업들이 내놓는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럽다면 8월부터 고통스러운 2주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증시 흐름은 예측 불허의 영역, 투자전문가들은 미국 지수형 ETF에 일정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합니다. 김 대표는 “투자에 있어 최고의 타이밍이란 최대한 일찍, 그리고 자주 투자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나쁜 타이밍이라도 좋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현금을 들고 있는 것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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