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도쿄 가요?"…日 즐겨찾던 한국인들 몰리는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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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일본 노선 이용객 1223만명"그동안 일본 여행은 후쿠오카 아니면 오사카, 도쿄처럼 유명한 곳으로 떠났는데 이제는 작은 도시도 가기 쉬워져 이번 휴가에 다녀오려고요."
소도시 특화 상품 출시로 모객 나서
매년 여름휴가에 일본을 찾는다는 직장인 송모 씨(33)는 최근 한 여행사가 출시한 일본 소도시 기획전 상품을 구매했다. 역대급 엔저로 여행 경비 부담이 덜한 데다 기존에 다녀온 곳이 아니란 점도 구미가 당겼다.여행업계의 '일본 사랑'이 현지 소도시 여행이 가능해진 배경. 우선 저비용 항공사(LCC) 중심으로 일본 소도시 취항이 늘었다. 이에 발맞춰 여행사들 역시 현지 소도시 기획 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요 도시에 비해 정보가 부족해 방문하기 어려웠던 단점이 일부 해소된 셈이다.
10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노선 이용객은 1223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보다 44%가량 늘어난 수치다. 일본을 향하는 항공편 역시 36% 늘었다. 업계에선 올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을 여러차례 찾는 'n차 여행객'도 상당수로 추정된다.
일본에 10차례 이상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이모 씨(43)는 "일본의 웬만한 유명 관광지는 이미 다녀왔는데 소도시에 갈 기회도 늘어나 때로는 가족과, 때로는 친구와 일본으로 여행 간다. 연차를 하루이틀만 써도 주말과 붙이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다"면서 "음식도 입에 맞고 최근 엔저 때문에 비용도 다른 여행지보다 많이 안 들어 여러번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 인기가 계속되면서 업계는 일본 특화 상품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항공사의 소도시 노선이 늘어난 것은 특화 상품 출시에 힘을 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인기 소도시 여행지로 떠오르는 오카야마 노선 운항을 다음달 3일부터 주3회에서 주5회로 늘린다. 가고시마 노선 역시 9월2일부터 주3회에서 5회로 증편한다. LCC 역시 제주항공은 히로시마·시즈오카·마쓰야마·오이타 등 소도시 노선을 연이어 취항했고, 진에어는 오는 18일부터 다카마쓰를 매일 1회 출발하는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이에 힘입어 여행업체들도 단독 전세기 상품 등 소도시 특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나의 N번째 일본' 패키지 상품을 운영한다. 여행지는 다카마츠, 시즈오카, 나고야·도야마, 오카야마 등이다. 회사 측은 "숨겨진 여행지를 개발해 동일 국가를 지속 방문하는 마니아층에도 항상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미 가본 목적지를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모두투어의 소도시 대표 상품은 '나만 알고 싶은, 일본'으로 규슈지방 북부에 위치한 사가현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사가현은 온천과 도자기 등이 유명하고 올레길 등으로 힐링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관광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는 패키지보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 마츠야마·히로시마·사가·오이타 등 소도시는 접근성이 비교적 떨어지고 정보 또한 부족해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패키지 상품은 항공권, 숙박 등 단품 판매보다 여행사 수익이 많이 남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들과 다른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들에게 소도시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미주·유럽 등 장거리 여행과 비교하면 일본은 출발일에 임박해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 본격 여름휴가 직전까지 예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여행업계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 급증을 비롯해 상반기부터 여행 수요가 폭증한 데다 3분기(7~9월)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보통 여행업계의 대목은 여름방학과 여름휴가, 추석연휴까지 포함된 3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따르면 증권업계는 하나투어가 3분기 매출 1816억, 영업이익 208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3%,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수치다. 모두투어 역시 3분기 매출은 737억,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각각 36%, 2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