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깎아주고 축하금 주고, 지방에선 '미분양과의 전쟁'

계약금 5%·발코니 확장 무료
대구선 중도금 무이자·잔금유예
건설사의 미분양 판촉 마케팅이 수도권 일부와 지방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을 방문하기만 해도 상품권이나 여행권을 주는 곳이 등장했다. 계약금을 절반으로 낮춰주고 잔금을 유예하는 곳도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건설사들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에서 분양을 진행 중인 ‘트리우스 광명’(조감도)은 지난달 말부터 3억원대 신규 아파트라는 문자 광고와 함께 견본주택에 방문만 해도 제주도 여행권과 로또 복권을 지급한다. 계약하면 순금 열쇠도 준다. 미분양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3344가구가 연말 준공되는데 일부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지난해 10월 청약을 받은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분양가를 최고 11억8600만원(20층 이상)으로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바로 옆 단지인 광명자이더샵포레나 전용 84㎡ 조합원 분양권이 프리미엄을 포함해 9억1000만~9억6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는 판촉 활동과 더불어 계약금을 분양대금의 10%에서 5%로 낮췄다. 최근 잔여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며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7월 준공한 경기 용인시 마북동의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도 미분양 물량에 대해 잔금(분양가의 30%)을 입주 후 2년 안에 내도록 유예해 주고 있다. 계약금을 포함해 분양가의 20%를 내면 계약이 가능하다. 시스템에어컨, 발코니 확장 등 4600만원 상당의 무상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 ‘고촌센트럴 자이’도 분양가의 35%인 잔금 중 20%를 2년 뒤 납부하도록 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호반써밋 이스텔라,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빌리브 헤리티지 등이 조건 변경을 통해 중도금 무이자·계약 축하금(페이백)·잔금 유예·선납 할인 등의 혜택을 내놓고 있다.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 미분양 적체가 심각해 마케팅 활동과 할인 혜택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