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7분의 1로 나눠도…PBA 선수들은 "팀리그 우승 훨씬 좋아"

개인 투어 우승 상금 남자 1억원…'한 팀에 7명' 팀리그 시즌 우승 상금도 1억원
단순히 상금 액수만 놓고 보면 프로당구 선수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개인 투어에서 우승하는 게 최고다. 한 시즌 10차례 치러지는 개인 투어 대회는 남자부 우승 상금이 1억원, 여자부는 대회에 따라 3천만원에서 4천만원으로 차이가 난다.

한 시즌에 9개 팀 가운데 딱 한 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팀리그 역시 파이널 우승 상금이 1억원이다.

남자 선수의 개인 투어 대회와 우승 상금이 같다. 게다가 팀리그는 팀원 7명이 우승 상금을 똑같이 나눠야 해서 한 사람 앞으로 돌아가는 상금은 1천만원을 조금 넘는다.

물론 팀리그 선수는 소속 구단으로부터 연봉을 받지만, 상금 규모는 개인 투어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입을 모아 "팀리그 우승이 훨씬 값지다"고 말한다.
여자부 통산 7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김가영(하나카드)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2025 PBA 팀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팀리그 우승이 훨씬 어렵고 가치 있다.

PBA에 온 지 5년이 됐는데, 팀리그 우승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개인전 우승은 혼자 하는 건데, 팀리그는 혼자 잘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팀리그가 상금은 나눠야 하고, 1년에 한 번밖에 안 치러진다.

개인전은 10번이나 한다.

그래도 감동 자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팀리그가 크다"고 강조했다.

남자부 통산 5회 우승의 주인공 조재호(NH농협카드)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조재호는 '개인전과 팀리그 중에 한 번만 우승할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라는 물음에 "당연히 팀리그를 선택한다"고 했다.

그는 "팀리그 정규 1위로 올라가서 떨어졌을 때 충격이 강하더라. 팀리그는 라운드 우승만 해도 정말 좋은데, 파이널 우승하면 얼마나 기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시즌은 꼭 해보고 싶다.

팀리그는 딱 한 번뿐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팀리그는 선수 기량을 키울 기회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3쿠션 해외 강자들과 한 팀을 이뤄 경기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차유람(휴온스)은 "개인전은 혼자 테이블에 서서 혼자 해결해야 한다.

팀리그에서는 남자 선수에게서 많이 배울 수 있더라. 이번 시즌에도 개인 기량이 팀리그를 통해 올라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용현지(하이원리조트)는 "실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건 팀리그다.

월드 클래스 선수와 경기하며 보고 배우는 게 많다.

그래서 많은 선수가 팀리그에 오고 싶어 한다"고 거들었다.

여자 선수들은 팀리그에서 남자 선수와 한 팀을 이뤄 경기하면서 공을 보는 길을 비롯해 배우는 게 많다고 입을 모은다.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은 "당구 영상을 많이 보는 편인데, 영상을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건 차이가 크다.

최고 수준 선수와 매일 경쟁하는 팀리그 자체가 정말 큰 자양분이다. 그런 부분이 쌓이면 개인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