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잊지 않는다"…4년 전 인도 사고 현장 찾은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200억 추가지원"

신학철 부회장(왼쪽) 등 LG화학 경영진이 4년 전 발생한 인도 공장 유증기 누출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찾아 인도적 지원 확대에 나섰다. LG화학은 신 부회장과 차동석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지난 9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을 찾아 찬드라바부 나이두 주총리(오른쪽)와 사고가 난 주변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사고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사고 인근 마을 5000여 가구에 12억루피(약 200억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 현지법인 LG폴리머스는 공장 주변 마을을 대상으로 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지정병원 진료 항목을 15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인도에 신규 재단을 설립해 마을 주민들이 지속적인 회복과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사회공헌(CSR)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 최고경영진이 인도 피해 마을을 찾은 이유는 사고와 관련한 인도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신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상 기후와 경제난으로 마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내부 논의 끝에 현지 방문을 결정했다. 신 부회장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현지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인도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폴리머스에서는 2020년 5월 공장 저장탱크에 장기간 보관돼 있던 유독성 가스 818t이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당일 공장 인근에서 주민 12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주정부는 사고 직후 피해 주민들에게 3억7500만루피(약 58억3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LG폴리머스는 관계당국의 명령에 따라 현재까지 200억원 이상의 공탁금을 냈고 식량·위생용품 지원과 마을 정화, 수질·토양 검사 등 피해 지역 복구 활동을 했다. 법원에서는 책임 및 보상 절차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LG폴리머스는 사고 직후 공장 운영과 출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럼에도 LG폴리머스는 지난 4년 동안 직원 고용을 유지해왔다. 희망자에 한해 새로 지어지는 스리시티 공장으로 고용을 승계할 계획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