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문자'에 갇힌 與 전대…이번엔 배후 놓고 난타전
입력
수정
지면A6
원희룡 "총선 고의로 패배했나"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보낸 문자 내용이 당권 레이스 중 다시 부상한 뒷배경 등을 놓고 후보 간 난타전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나경원 "당원들 실망 번져"
윤상현 "총선백서 발간해야"
한동훈 캠프 "元·친윤이 배후"
원희룡 후보는 10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보낸 문자는) 의사소통을 통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한 줄기 빛, 최후의 희망 아니었나”라며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도 SNS에 “당원의 한 후보에 대한 실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도 사실로 입증된 만큼 당원과 지지층 표심이 급변할 것”이라고 썼다.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총선 백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상현 후보는 “본질은 당이 공개적으로 총선 패배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총선 백서를 발간하는 게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한 후보 캠프는 문자 논란을 키우는 배후 세력이 원 후보와 친윤(친윤석열)계라고 보고 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날 SNS에 “총선 직후 김 여사와 57분간 직접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한동훈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후보는 “이 논란을 중단시키고 싶지 않은 세력이 있는 것 같다. 한 후보가 될 경우 자신들이 가진 정치적인 힘이 많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