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입성 후 개인전 11연패…이충복 "저는 잘할 겁니다"

아마추어 당구 선수로 화려한 전적 뒤로 하고 프로 데뷔 후 고전
개인 투어 11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팀리그는 활약 이어가
2024-2025시즌 프로당구 PBA 팀리그 하이원리조트 주장을 맡은 이충복(50)은 아마추어 시절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당구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탄탄한 실력을 자랑했던 이충복은 세계캐롬연맹(UMB) 주최 대회에서 '당구 4대 천왕' 토미욘 브롬달(스웨덴)과 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제압하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아마추어 무대를 뒤로 하고 2023-2024시즌 프로 진출을 선언한 이충복은 본인뿐만 아니라 당구인 모두가 납득하기 힘든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시즌 9차례 열린 개인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1회전을 통과하지 못하고 연전연패한 것이다. 결국 1부 리그에서 강등된 이충복은 승격을 위한 기회인 '큐스쿨'을 거친 끝에 올 시즌 1부 리그 출전 자격을 간신히 유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도 두 차례 개인 투어 대회 1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3일 열린 시즌 2차 대회인 하나카드 PBA 챔피언십 128강전에서는 이영훈을 상대로 승부치기까지 가는 대결 끝에 또 패배해 11연패에 빠졌다. 이충복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PBA 팀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생각을 밝혔다.

이충복은 "전체적으로 멘털이 안 좋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피지컬(신체)적으로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 좀 더 자신감도 주고 즐겁게 당구할 수 있도록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충복의 팀리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프로에 와서 승리가 없다는 건 개인 투어에만 국한된 말이다.

이충복의 지난 시즌 팀리그 성적은 단식 7승 5패, 복식 19승 20패로 전체 26승 25패(승률 51%)를 찍었다.

승률 기준 팀리그 전체 61명 가운데 26위이며, 남자 선수 38명 가운데는 17위로 상위권이었다.

덕분에 개인 투어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도 하이원리조트 소속 팀리그 선수로 뛸 수 있게 됐다.

이충복은 "크게 걱정은 안 한다.

그전에 했던 거 잘 살려서 하면 될 것 같다"면서 "저는 잘할 겁니다"라고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

지난 시즌 하이원리조트는 정규시즌 40경기에서 14승 26패로 9개 팀 가운데 8위에 그쳤다.

이충복은 개인 투어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이원리조트 주장으로서 팀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충복은 "지난 시즌은 저도 자리를 잘 못 잡았고, 전체적으로 흐트러짐이 있었다. 제가 잘했어야 할 일"이라며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젊은 선수가 많으니까 그 선수들을 잘 이끌고 좋은 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