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부진에 브뤼셀 아우디 공장 폐쇄 검토

'아우디 Q8 e-트론' 약세에 강경책…폐쇄 시 1988년 이후 처음
폭스바겐 그룹이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아우디 공장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10일(현지시간) 브뤼셀 공장에서 생산 중인 완전 전기차 '아우디 Q8 e-트론' 라인의 수요가 약해 이 공장에 대한 구조 조정이나 폐쇄까지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C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브뤼셀 공장에서는 아우디 Q8 e-트론 전기차가 2019년부터 생산 중이며, 3천명의 직원이 있다.

폭스바겐으로서는 가장 최근으로는 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모어랜드 카운티의 공장 문을 닫았던 만큼, 공장 폐쇄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약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브뤼셀 공장 폐쇄 가능성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도 폭스바겐 내에서 아우디 브랜드가 가장 문제였으며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였다고 밝혔다.

스티펠은 "더 큰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신모델 출시가 매우 지연됐다는 것"이라며 평균적으로 BMW가 3년, 메르세데스가 3.6년 주기라면 아우디는 6년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우디는 지난달에는 북미의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에 최소 10억 유로(1조5천억 원)의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멕시코 푸에블라주(州) 정부는 지난달 12일 아우디 측이 주 지역 내 산호세치아파에 전기차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최소한 이 같은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실적도 부진해 전체 인도 물량 자체도 감소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2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224만3천700대의 차량을 인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감소한 규모다.

아우디만으로는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폭스바겐은 2분기에 중국으로 공급이 19.3%나 급감했지만, 서유럽에서는 5.1%, 북미에서는 10.8% 각각 증가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부진에 시달려왔으며, 특히 유럽 브랜드는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 생산 차량의 할인 공세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폭스바겐 주가는 이날 약세를 보이다 1.1%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